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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아바타: 물의 길] 압도적 비주얼…경이로운 시네마 체험 선사

HFR 등 첨단 기술 업그레이드

자연경관·움직임 등 정교해져

192분간 화려한 영상미에 매료

나비족 통해 '진정한 가족' 조명

해양 생태계 파괴에도 경종울려

영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영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화면이 시작되는 순간, 3D 안경 너머로 새로운 세상을 펼쳐냈던 영화 ‘아바타’가 13년만의 속편 ‘아바타: 물의 길’로 돌아와 더 경이적이고 압도적인 시네마 체험을 선사한다. 역대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의 전편이 압도적인 3D 영상미를 앞세워 영화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면, 이번 작품은 이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전편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부드러워서 분명 가상의 세계인데도 실재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존 랜도 프로듀서가 “극장에서 경험하는 영화란 무엇인지 대형 스크린에서 보여주는 작품이다. 최상의 영화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한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다.




영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영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는 전편에서 약 15년 후, 일부만 남고 지구로 돌아갔던 다국적 기업 RDA 등 ‘하늘의 사람들’이 다시 판도라 위성에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인간에서 나비족이 된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과 나비족 네이티리(조 샐다나)는 판도라에서 자식들을 낳아 가족을 이뤄 살고 있다. 하지만 전편에서 죽었던 쿼리치(스티븐 랭) 대령이 RDA의 기술 덕에 아바타로 부활해 판도라에 돌아왔고, 제이크를 죽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위협한다. 제이크 가족은 다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부족 곁을 떠나, 바닷가에서 사는 새로운 부족 멧케이나족에 몸을 의탁하게 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제작진은 이번에도 판도라의 자연 경관을 압도적 시각효과로 만들어냈다. 그 중에서도 영화의 주 무대인 물 속 세계의 비주얼이 압권으로, 수천 시간 잠수 기록이 프리다이버기도 한 그의 지극한 바다 사랑이 반영된 듯 사실적이고 정교하게 만든 수중 생태계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고래의 형상을 한 최대 91m 크기의 바다 생명체 ‘툴쿤’과 나비족 캐릭터들이 영적으로 교감하며 함께 헤엄치는 모습은 압도적 크기에 장엄함마저 느껴지게 한다. 산호초, 해파리를 연상시키는 수중 생물들이 형광 빛을 반짝이며 이동하는 모습은 진짜 바닷속 모습과 흡사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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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영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초당 프레임 수를 증가시켜 영상을 선명하고 매끄럽게 만드는 HFR(High Frame Rate), 영상의 명암을 강조해 밝기의 범위를 확장하는 HDR(High Dynamic Range) 등의 첨단 기술이다. 그리고 90만 갤런(약 340만6870ℓ)의 물탱크 안에 물을 받아서 직접 촬영하는 ‘수중 퍼포먼스 캡처 촬영’도 빼놓을 수 없다. 배우들은 물속에 뛰어들어 헤엄치고 파도를 맞는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또한 영화는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내내 끝없이 스펙터클한 장면들을 만들어내며 눈이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어비스’ ‘타이타닉’ 등 물을 소재로 한 전작들에서 압도적 볼거리와 긴장감을 선사했던 카메론 감독의 감각이 여기서도 다시 빛을 발한다. 3시간 12분의 상영시간이 길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지만, 캐릭터와 이야기를 쌓아가는 과정의 잘 세공된 영상미가 이를 최대한 상쇄한다. ‘타이타닉’의 오마주로 느껴지는 장면들도 숨어 있다.

영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영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카메론 감독은 이 영화를 가족, 바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 대한 작품이라고 이야기한다. 영화는 설리 가족이 뭉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은 물론 친자식이 아니고, 심지어 나비족이 아닌 인간도 가족으로 품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묻는다. 또한 아무 이유 없이 바다, 환경을 파괴한 뒤 자원을 탈취하는 모습을 묘사하면서 환경보호, 해양 생태계 보호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인간이 툴쿤을 사냥한 후 물질을 추출하는 모습은 향유고래 사냥을, 쿼리치가 이끄는 RDA 보안군들이 해양 부족들을 습격하는 장면은 제국주의적 침탈을 직접적으로 연상시킨다.

영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영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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