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4일 “무분별한 탈원전 정책이 지금의 에너지 위기 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를 수습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갔을지도 모른다”며 말했다. 전날 건강보험 개혁을 언급하며 ‘문재인 케어’를 비판한 데 이어 연이틀 문재인 정부 핵심 정책에 날을 세운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북 울진 신한울 1호기 준공 기념식에 보낸 축사에서 “정부 출범 이후 지난 정권에서 무리하게 추진된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정책을 정상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원전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을 막고자 애끓는 심정으로 작년 12월 이곳을 찾았는데 오늘은 기쁜 마음으로 신한울 1호기 준공을 기념하게 됐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신분으로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을 찾아 “(문재인 정부의)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단은 국가 범죄”라고 언급한 적 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원전 기술을 세계 최고라고 치켜세우며 향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원자력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자랑하며 UAE의 사막에서도 원전을 성공적으로 건설하는 원자력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며 “특히 신한울 1호기는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APR1400 노형으로 계측제어설비와 같은 주요 기자재 핵심기술을 완전히 국산화한 최초의 원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2022년은 원전산업이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정부는 원전산업을 우리 수출을 이끌어 가는 버팀목으로 만들고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원전 강국으로 위상을 다시금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전산업 투자와 관련, “원전 업계를 위해 일감, 금융, 연구개발(R&D) 긴급지원 액수를 올해 1조 원 수준에서 내년에는 2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도 총 4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윤 대통령은 밝혔다. 원전 활용과 관련해서는 “운영 허가가 만료된 원전의 계속 운전은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원전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은 특별법 제정과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책임지고 관리해나가겠다”고 했다.
신한울 1호기는 국내 27번째 원전으로 핵심 설비를 국산화해 기술 자립을 이뤄낸 최초의 ‘한국형 원전’(APR1400)이다. 건설 착수 12년 만인 지난 7일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연간 예상발전량은 1만424GWh로, 이는 지난해 경북 전력소비량인 4만4258GWh의 약 25% 규모다.
차세대 한국형 원전 APR1400은 윤 대통령이 언급했듯 ‘원전 세일즈’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 수출 모델이기도 하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다.
한편 윤 대통령은 준공 기념식에 직접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전국적 한파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비상근무에 들어가면서 일정을 취소했다. 축사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