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법인세 최고세율 1%포인트 인하를 골자로 한 김진표 국회의장의 예산안 중재를 15일 전격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정부여당의 법인세 감세를 부자감세로 규정해왔다. 정기국회(9일)회기일까지 넘겨 협상이 교착 상태를 이어갔지만 민주당이 의장 중재안을 수용하면서 협상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고심 끝에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국회의장의 뜻을 존중하고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회의장 중재안이 우리 민주당 입장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려운 민생경제 상황을 고려해서 이같은 결단을 내렸다"며 "국정을 책임져야 할 정부·여당이 예산안 처리를 방치하는 이 무책임한 상황을 언제까지나 내버려둘 수는 없다. 정부·여당도 의장 중재안을 수용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여야는 예산안과 부수법안, 특히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25%→22%)를 놓고 입장을 좀처럼 좁히지 못해왔다. 이에 김 의장은 자신이 제시한 내년도 예산안 협상 데드라인인 이날 양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고 1%포인트 인하안 등을 여야에 마지막으로 제시했다.
김 의장이 이날 제안한 중재안에는 △대통령령으로 설립된 기관에 대해선 여야 협의를 거쳐 입법적으로 해결하거나 권한 있는 기관들의 적법성 여부에 관한 결정이 있을 때까지 예비비로 지출할 수 있도록 부대 의견으로 담을 것 △최소 법인세 1%p 인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대표는 “예산안 처리는 기본적으로 정부여당의 의무”라며 “저희로서도 쉽게 받아들일 수 없긴 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의장의 중재안 수용하는 만큼 여당은 당연히 응할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특히 이 대표는 “대승적 차원에서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수용한다. 동시에 정부여당이 이 협상을 핑계로 시간을 끌면서 (10.29참사)국조를 회피하는 것을 저희가 막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란 판단도 하나의 근거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