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초등생도 "엄마카드 아닌 내 카드"…인뱅, 잠재고객 유치전

중고생 겨냥한 케이뱅크 '하이틴'

부모 동의 없이도 카드이용 가능

카뱅 '미니' 고객 150만명 넘겨

만 7세도 쓸 수 있는 서비스도

토스유스카드. 사진 제공=토스토스유스카드. 사진 제공=토스




‘엄빠 카드’가 아닌 ‘내 카드’를 원하는 청소년들이 늘면서 금융사들이 미성년자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각종 수수료·실적 조건 없이 결제에 따른 캐시백 혜택을 주는 데 이어 부모 동의까지 받지 않아도 되도록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수익에 당장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 잠재 고객을 확보할 기회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청소년 선불전자지급수단 시장에 뛰어들면서 청소년 고객을 둘러싼 카카오뱅크·토스·케이뱅크 등 인터넷 뱅크 3사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케이뱅크의 ‘하이틴’은 만 14세 이상 만 18세 미만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선불전자지급수단이다. 휴대폰 본인 인증만 되면 중고등학생도 쉽게 개설할 수 있다. 케이뱅크의 통장을 개설할 필요도 없고 부모의 동의도 의무적으로 받지 않는다. 고객층이 10대인 점을 고려해 편의점, 10대 인기 패션 커머스 플랫폼인 에이블리·지그재그·무신사, 네이버웹툰 등에서 결제 시 캐시백 혜택을 제공해준다.




케이뱅크에 앞서 가장 먼저 청소년 대상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선보인 곳은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2020년 10월 ‘카카오뱅크 미니(mini)’를 처음 출시해 지난 3분기 기준 15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만 14~18세를 대상으로 카드 이용 실적은 부모의 소득공제에 합산까지 가능한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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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토스유스카드’를 출시한 토스는 이용 가능한 최소 연령을 만 7세로 대폭 낮추는 등 가장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섰다. 청소년 고객 전용 홈 화면을 구축하는 등 초등학생까지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토스 측은 “출시 후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발급량이 늘고 있다”며 “초등학생도 독립적으로 금융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고객이 이 같은 상품에 호응하는 데는 이들이 기존 금융권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 부모 동행 없이 청소년 혼자 은행을 방문해 통장을 개설하고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려면 연령이 만 14세 이상 돼야 한다. 부모의 신분증,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부모동의서 등의 서류도 준비해야 한다. 선불전자지급수단에 충전하는 방식을 통해 이 같은 불편함을 해소하면서 고객들이 서비스에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 mini의 경우 월평균 인당 청소년 고객의 거래가 30.9건으로 출시 첫해보다 두 배가량 뛰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용 금액은 성인 고객에 비해 크지 않아 관리 비용이 더 들어가겠지만 미래의 충성 고객이 될 소비자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사들이 길게 보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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