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 기조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단순 이벤트성 호재가 있는 종목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 올 한 해 증시를 이끈 2차전지·방산 등 주요 주도주들이 힘을 잃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이벤트성 호재가 있는 종목들이 반짝 상승했다. STX중공업 인수전에 한국조선해양이 참여했다는 소식에 STX중공업은 장중 상한가(7480원)를 기록했다. 종가는 전날보다 21.1% 상승 마감했다. STX엔진은 장중 25%, STX는 장중 18% 급등하기도 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선박용 엔진 제조 업체 STX중공업을 인수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이카 역시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가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케이카는 이날 오전 장중 18% 상승하다 오후에는 상승 폭을 반납하며 3.1% 오른 채 마감했다. 케이카는 신차 판매 부진의 영향으로 중고차 물량도 줄면서 고전하며 올 한 해 주가가 61% 급락했다. 대주주가 바뀌면 사업성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지붕 두 가족’의 지배구조를 유지 중인 고려아연(010130) 역시 최 씨와 장 씨 일가가 각자 지분을 추가 매입하며 계열 분리를 본격화하는 모습에 4거래일 만에 상승(0.8%) 마감했다. 주당 50만 원대로 몸집이 큰 종목이지만 장중 2.7% 상승했다.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은 9~12월에 걸쳐 고려아연 지분을 132억 원어치 사들였다. 동시에 장병희 창업주의 손자이자 장형진 영풍 고문의 장남인 장세준 대표가 이끌고 있는 코리아써키트(007810) 등의 계열사도 고려아연 지분을 약 689억 원어치 매수했다. 연초 10%포인트였던 지분율 격차가 4%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 밖에 무상증자 권리락 효과에 스튜디오산타클로스(204630)가 2일째 상한가를 기록했다. 제주은행은 “인터넷은행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해명에도 25% 급등했다.
이벤트 호재 종목들은 주가가 급등했다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큰 만큼 호재만 보고 뛰어들어 투자하면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3거래일(1일·9일·14일)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 마감했다. 고금리 상황에 기업 이익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주도주의 주가 부진을 이끌고 있다. 이날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가 장중 5만 8000원까지 후퇴한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는 한때 52주 신저가(7만 75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0.10%), 에코프로비엠(247540)(-0.98%) 등 2차전지주도 경기 침체 우려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