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경찰 복수직급제 도입…경무관 서장 시대 열리나

경찰 인사·조직 개선방안

총경 늘어나 서장 직급 격상 전망

순경→경무관 최저연수 5년 단축

일선 경찰들 "적체 완화" 환영

윤희근(오른쪽) 경찰청장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 조직·인사 제도 개선 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윤희근(오른쪽) 경찰청장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 조직·인사 제도 개선 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부터 경찰 총경급 직위를 여러 계급이 맡을 수 있는 복수직급제가 도입되면서 경무관 경찰서장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순경에서 경무관으로 승진할 수 있는 최저 소요 기간도 기존보다 5년 줄어 경찰의 승진 적체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공무원 기본급 상향 △복수직급제 도입 △승진 소요 최저 근무 연수 단축 등의 내용을 담은 ‘경찰 조직 및 인사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경찰의 오랜 숙원이었던 복수직급제는 총경급이 대상이다. 경정만 맡던 자리를 경정 외에 총경도 맡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복수직급제가 인력 충원 없이도 경찰 조직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승진 적체 문제를 완화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수직급제로 총경 자리가 58개 늘어나면서 총경 중심의 경찰서장 직급 역시 대거 경무관급으로 격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이후 초동 조치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본청 및 서울·부산·경기남부청 등 상황팀장 16명이 우선 총경으로 격상될 예정이다. 또 본청(3명)과 시도 경찰청(각 1~3명), 부속기관 주요 계장(각 1명) 등 주요 계장 직위 42명도 복수직급제 혜택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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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지휘부의 인적 구성을 다원화하고 젊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 승진에 소요되는 최저 근무 연수도 단축한다. 경위부터 경무관까지 승진 시 적용되는 최저 근무 연수를 각각 1년씩 줄이는 게 핵심이다. 순경에서 경무관까지 승진하는 최저 근무 연수가 16년에서 11년으로 줄어 순경 출신 고위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성적이 우수한 순경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경찰의 별’인 경무관까지 승진이 가능하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경무관 이상 고위직의 20%를 순경 출신으로 채우겠다고 대선에서 공약한 바 있다. 최근 5년간 경무관 승진자는 경찰대 출신이 68.8%, 간부 후보와 고시 출신이 각각 21.4%, 6.3%다. 전체 경찰의 96%를 차지하는 순경 출신은 3.6%에 불과했다.

현행 경찰공무원 승진·임용 규정에 따르면 경무관으로 승진하려면 총경으로 4년 이상 재직해야 한다. 경정·경감은 3년 이상, 경위·경사는 2년 이상, 경장·순경은 1년 이상 근무해야 승진할 수 있다. 개선안은 승진 소요 최저 근무 연수를 총경은 3년 이상, 경정·경감은 2년 이상, 경위·경사는 1년 이상으로 각각 1년씩 단축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경정급 이하 경찰관을 시작으로 기본급을 단계적으로 공안직 수준으로 인상한다. 과학수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경찰청 정보화장비정책관을 미래치안정책국으로 개한다. 또 치안 현장에서 우수한 공적을 세운 경찰관을 적극 발탁하고 치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특별 승진도 활성화한다.

일선 경찰들은 인사 개편안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익명 기반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고속 승진의 길이 열렸으니 열심히 해보자” “착실히 근무하면 7년 안에 경감될 수 있는 것이냐” 등 개선안을 반기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승진을 위한 근무 연수가 낮아지면서 업무보다 승진 시험에 매달리는 경찰관들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박우인 기자·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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