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땅 사라’…檢 김만배 범죄수익 은닉 직접 지시 증거 확보

김만배·최우향씨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에

투자·토지 매입 등 범죄수익 은닉 지시 정황

검찰 김씨 최측근 수사로 추가 은닉 등 수사

이들 진술에 따라 혐의 추가 여부 결정될 듯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최측근에게 범죄 수익을 숨기라고 지시한 휴대전화기 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수익 은닉을 직접 지시한 정황 증거라 향후 김씨에 대한 수사 강도가 한층 강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지난 16일 구속한 화천대유 이사 최우향씨와 김씨 사이 오간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보했다. 이들 메시지에는 김씨가 최씨에게 ‘지방 땅을 사라’거나 ‘강원도 소재 카페에 투자하라’는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해당 메시지를 기반으로 19일 최씨와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를 조사했다. 특히 이들 주변의 돈 거래와 돈 세탁 정황을 통해 은닉한 범죄수익이 더 있는지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김씨 지시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7월까지 대장동 사업 수익 가운데 260억원을 수표로 찾아놓거나 이 중 수십 억 원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일대 부동산을 차명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씨 측은 ‘화천대유 법인 계좌 압류에 대비해 운영 자금으로 따로 떼놓은 것’이라는 입장이나 검찰은 260억원의 소재를 파악해 법원에 추징 보전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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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14일 오전 2시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 주차된 자신의 차 안에서 흉기로 자신의 목과 가슴 부위를 여러 차례 찔러 자해했다. 사진은 15일 오전 김씨가 이송된 병원 모습. 수원=연합뉴스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14일 오전 2시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 주차된 자신의 차 안에서 흉기로 자신의 목과 가슴 부위를 여러 차례 찔러 자해했다. 사진은 15일 오전 김씨가 이송된 병원 모습. 수원=연합뉴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범죄수익 은폐 정황이 담긴 직접 증거를 확보한 만큼 앞으로 우선 최씨 등 김씨 최측근에 대한 수사에 가속을 붙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씨 등 ‘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이 검찰에서 어떠한 진술을 내놓을 지에 따라 김씨에 대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씨가 앞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그의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씨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만큼 우선 측근 수사에 집중하고, 향후 김씨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씨는 생명에 지장은 없으나 폐 부위 손상으로 폐 부위에 고인 피를 빼는 치료를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검찰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는 “휴대전화 메시지는 범죄수익 은닉이 김씨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최씨 등이 검찰에 어떠한 진술을 하는 지에 따라 향후 김씨에 대한 혐의 적용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김씨에게 있어 부담이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만큼 김씨가 기존과 달리 입장 변화가 있을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와 함께 이른바 대장동 일당으로 꼽히는 민간사업자 남욱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측에 금전 제공, 대장동 수익 공유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이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


안현덕 기자·천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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