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30년 패션MD 경력 접고 자발적 퇴사 후 새로운 분야 도전…“70세까지 일하려면 좋아하는 일 해야”

■ 백정희 MN홀딩스 대표

그림 그리기 좋아해 대학에서 의생활학과 전공

신세계인터내셔널에서 사회생활 시작 후 30년 가까이 패션업계 근무

평소 주5일 운동할 정도로 운동 좋아해

자발적 퇴사 후 창업해…프로틴 관련 제품 기획 및 제작

사진=정혜선사진=정혜선




때로는 새로운 일을 도모하기 위해선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 어물쩍대다가는 온 기회를 놓쳐버릴 수 있다. 백정희(53) MN홀딩스 대표는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만한 홈쇼핑에서 오랜 기간 패션상품기획자(MD)로 근무하다 임원까지 올랐지만, 정년퇴직을 앞두고 자발적 퇴직을 결정했다. 평소 좋아하던 운동과 관련된 분야의 창업을 위한 선택이었다. “임원에서 더 위로 올라가려면 갈 수 있지만, 끝이 보이는 길을 가고 싶지 않았어요. 100세 시대에 70세까지 일해야 하는데, 지금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때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MN홀딩스를 창업해 프로틴 관련 음료와 스낵 기획 및 제작 사업과 고단백 식단을 제공하는 짐키친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 중이다. 30여 년이라는 인생 전반의 경력을 접고 당당히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어 인생 2막을 막 시작한 백정희 대표를 라이프점프에서 만나봤다.




- 만나서 반갑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나도 반갑다(웃음). 30여 년 동안 패션업계에 종사하다 퇴직 후 프로틴 음료와 고단백 식단을 제공하는 기업을 운영하는 백정희입니다.”

- 30여 년간 패션업계에서 근무 했다고.

“맞다. 내 자랑 같지만,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공부를 아주 많이 잘했다. 그림을 좋아해 미대에 가고 싶었으나, 공부를 잘하니 의대에 갔으면 하는 부모님의 뜻을 저버릴 수 없었다. 그렇게 연세대학교 치대에 합격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중도에 포기했다. 당시 복수전공이 가능한 과중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과가 의생활학과밖에 없었다. 그렇게 의생활학과를 전공해 졸업 후 신세계인터내셔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이후 홈쇼핑으로 옮겨 가 상품기획자(MD)로 인생 1막을 오롯이 살았다.”

- 그럼 퇴직은 언제 한 건가.

“공식적인 퇴사는 2021년 3월이었다.”

- 퇴사 시기를 보면 공식적인 은퇴는 아니었던 듯한데.

“맞다. 더 있으려면 있을 수 있었지만, 더 위로 올라가 봐야 끝은 은퇴 아닌가. 앞으로 70세 넘게 일해야 하는데, 대기업은 정년이 있으니 임원으로 회사에 몇 년 더 머물기보다는 기회가 왔을 때 두 번째 삶을 준비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지금은 그 판단이 맞다고 생각한다(웃음).”

- 퇴사 후 인생 1막의 경험을 살려 창업을 한건가.

“아니다. 지금 하는 일은 패션과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퇴사 후 적어도 10년은 더 일해야 하므로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하자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 지금 하는 일은 뭔가.

“앞에서도 짧게 설명했듯이 MN홀딩스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MN홀딩스는 프로틴 관련 음료수와 스냅 등을 기획해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다른 사업으로는 고단백 식단을 제공하는 ‘짐키친’이라는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다.”


- 잘 아는 패션업계가 아닌 다른 분야의 창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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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패션은 30년 정도 했으면 할만큼 했다고 생각했다(웃음). 정말 그게 첫 번째 이유였다. 삶의 두 번째 직업은 새로운 분야에서 찾고 싶었다. 내가 패션만큼 좋아하는 게 운동이다. 개인 PT(physical training)를 11년째 받고 있을 정도다. 오늘도 운동하고 왔다. 그래서 운동이나 건강과 관련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사진=정혜선사진=정혜선


- 새로운 분야의 창업을 선택했는데, 창업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나는 운동만 좋아했지, 운동하는 사람들이 뭘 좋아하고 뭘 먹고 마시는지는 잘 몰랐다. 그렇지만 새로운 분야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완전 새로운 세상이라 알아가는 것에 대한 설렘이 더 컸다.”

- MN홀딩스가 주력하고 있는 프로틴이나 고단백 식단 모두 최근 MZ세대들의 트렌드를 반영한 사업인듯하다.

“맞다. 최근 운동이나 건강 관련 분야의 트렌드를 반영해 사업군을 꾸린 덕분에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 그런 의미에서 보면 30여 년간 패션업계에서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끌었던 경험이 도움이 될 듯한데.

“맞다. 대기업에 있으면 특정 나이가 되면 관리직을 맡게 돼 실무에서 멀어지게 된다. 실무를 놓게 되면 비즈니스 감각을 잃고 트렌드도 따라가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임원에 있을 때도 스스로 작업하려고 했다. 그렇게 실무를 놓지 않으려고 했던 게 지금 회사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시중에 프로틴 음료가 많은데, MN홀딩스의 프로틴 음료만의 특징이 있다면.

“프로틴 음료를 즐겨 마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단백질 음료다 보니 비릿함이나 목 넘김이 힘들다는 의견이 있다. 그런 의견을 반영해 만든 제품이라 비릿함이나 목 넘김의 불편함이 전혀 없다. 프로틴 음료라는 것을 모르고 마시면 그냥 딸기우유나 초코우유 같다는 게 우리 제품의 장점이다.”

- 단기간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보완할 점이 있을거라 생각된다.

“맞다. 지금까지는 저희가 가진 자본력으로만 제품을 만들고 사업을 이끌어왔다. 앞으로 회사 규모를 더 키우고 한 단계 더 성장하려면 사업이 체계화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투자나 컨설팅 등을 고민하고 있다.”

- 올해가 다 갔다. 내년 목표가 궁금하다.

“내년에는 프로틴 관련 제품을 늘리고 싶다. 단순히 제품군만 확보하는 게 아니라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으로 제대로 된 프로틴 제품으로 선보이려 한다. 또한, 짐키친이 프랜차이즈사업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매장이 50여 개가 됐다. 내년에는 100개 지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인생 2막을 막 시작한 만큼 앞으로의 삶에 대한 목표도 있을 것 같다.

“이미 인생 전반에 큰 욕심과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달려봐서 그런지 두 번째 삶에선 그런 게 없다. 오로지 끝까지 건강하게 지내고 싶다. 그래서 운동이 중요하고 그다음으로는 제대로 잘 먹는 게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 두 번째 직업도 굉장히 마음에 든다(웃음).”

정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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