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3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다. 앞서 평안북도 동창리의 미사일 발사 시설인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자칭 정찰위성 발사 시험이라고 주장하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 발사를 감행한 지 닷새 만에 다시 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4시 32분께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2발은 각각 250여 ㎞ 및 350여 ㎞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한미 정보 당국은 해당 미사일들의 세부 제원을 종합 분석 중이다.
군은 탐지 고도 및 속도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비행거리만 놓고 봤을 때 10월 9일(비행거리 약 350㎞, 고도 약 90㎞, 속도 약 마하 5) 및 11월 17일 오전(비행거리 약 240㎞, 고도 약 47㎞, 속도 약 마하 4)에 발사됐던 SRBM과 같은 탄종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해당 미사일들은 ‘KN-23·24·25’ 계열의 SRBM 미사일들이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또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앞서 20일 한미 공군이 첨단 스텔스전투기 F-22, F-35A, 전략폭격기 B-52H 등을 동원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하고 22일 정부가 우리 위성으로 찍은 지상 영상을 공개하며 북한 대비 우월한 우주 기반 감시 능력을 확인시킨 후 이뤄졌다. 북한이 현재 동계 훈련 중인 것을 감안할 때 훈련의 일환으로 계획된 자체적인 일정에 따라 도발한 것일 수도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새벽·오전·한낮·저물녘·한밤중 등 다양한 시간대에 걸쳐 여러 탄종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해왔다. 이는 시간대별 우리 군의 대비 태세를 떠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올해 들어 발사 횟수를 부쩍 늘리고 다양한 장소에서 여러 탄종을 골고루 동원해 도발하고 있는 점을 미뤄볼 때 단순히 상징적 차원을 넘어 보다 실전적 도발 훈련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