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밥에 소주먹고 '먹튀'…테이블엔 '우린 미성년자' 쪽지

식당에서 술을 주문한 뒤 값을 치르지 않고 도망가면서 “저희 사실 미성년자다. 죄송하다”라는 쪽지를 남긴 남성들의 이야기가 전해져 온라인상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식당에서 술을 주문한 뒤 값을 치르지 않고 도망가면서 “저희 사실 미성년자다. 죄송하다”라는 쪽지를 남긴 남성들의 이야기가 전해져 온라인상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식당에서 술을 주문한 뒤 값을 치르지 않고 도망가면서 “사실 우리는 미성년자다”라는 쪽지를 남긴 남성들의 이야기가 전해져 온라인상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미성년자가 주류를 구매할 경우 판매자만 처벌받는 제도적 허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어린애들 진짜 영악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최근 한 국밥집을 방문했다는 작성자 A씨는 “옆 테이블 남자 두 명이 음식을 먹다가 매장 외부에 있는 화장실에 간다면서 나갔는데, 하도 안 들어와서 (식당 직원이) 화장실 가서 확인했더니 이미 도주했더라”고 했다.



도주 사실을 확인한 식당 직원은 경찰에 신고를 했다. 그런데 신고 후 직원은 도주한 남성들의 테이블에서 “저희 사실 미성년자다. 죄송하다”라고 적힌 메모를 발견했다. 미성년자에게 주류를 판매할 경우 판매자만 형사 처벌 및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는다는 점을 이용해 도주 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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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 따르면 종업원은 “이들이 이미 다른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왔고 나이도 22살이라고 해서 주민등록증 검사를 하지 않고 술을 줬다”고 말했다. A씨는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은 직원 잘못도 있지만 그 두 사람 진짜 괘씸하다”며 분노했다.

이어 A씨는 “미성년자한테 술 팔았다고 신고 못 할 거로 생각하고 그냥 도망가 버린 것 같다”고 했다. 또 “누가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봤을 때 두 남성들의 외모는 10대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곧이어 도착한 경찰은 “미성년자인지 아닌지는 잡아봐야 안다”며 신고 접수를 권유했으나, 식당 직원은 “미성년자면 가게 문 닫는 거 뻔하고 사장님한테 혼난다”며 신고한 것을 취소했다고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건의 경우 경찰 조사가 이뤄진다면 청소년들이 무전취식죄 등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무전취식죄는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하며 경범죄처벌법에 의해서도 처벌을 받는다.

다만 그럴 경우 해당 업장에서 청소년에게 주류를 판매한 행위 또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청소년 보호법 59조에 따르면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다 적발된 업주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또 식품위생법에 따른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하는 행위’ 위반으로 영업정지 또는 폐쇄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해당 게시글에 “미성년자 아닌데 머리 쓴 걸 수도 있겠다”, “미성년자가 술을 시켰으면 미성년자를 처벌하는 법을 만들어라”, “언제부터 나라가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게 된 건지 모르겠다. 법 정의가 사라진 것 같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정미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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