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 물의 길’의 배우 시고니 위버가 74세의 나이에 14세 소녀를 연기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밝혀졌다.
26일 오전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이하 ‘아바타2’)의 VFX를 담당한 웨타 FX의 최종진 CG 슈퍼바이저,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와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아바타2’는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의 ‘아바타’의 후속편으로,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와 네이티리(조 샐다나)가 이룬 가족이 겪게 되는 무자비한 위협과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하는 긴 여정과 전투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14일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하고 누적관객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황정록 시니어 아티스트는 제이크와 키리(시고니 위버), 토노와리(클리프 커티스)의 얼굴 작업을 담당했다. 그는 지난 2016년부터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위’ 타노스, ‘제미니 맨’ 주니어 등 캐릭터를 작업하며 실력을 쌓았다.
1편보다 2편의 캐릭터들이 더 사실적인 것은 페이셜 시스템의 기술적 발전 덕분이다. 황 시니어 아티스트는 “1편에서는 표정의 움직임을 직선의 조합으로 만들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입체감의 표현을 요구할 때 페이셜 아티스트가 수작업으로 수정해야 했고, 이런 부분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웨타가 새로 개발한 시스템으로 얼굴 근육을 기반으로 곡선의 조합이 가능해졌다. 새 시스템에서는 수정 없이 자연스럽게 구현되는 장점이 있다 보니, 캐릭터를 연구하고 예술적인 표현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를 연기하는 실제 배우들이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프로덕션 비하인드 영상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퍼포먼스 캡처 촬영이 흥미로운 이유는 연기를 온전히 담을 수 있다는 거다. 신체와 감정, 표정 연기, 눈빛 전부”라고 한 바 있다.
황 시니어 아티스트 역시 “페이셜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배우와 페이셜 간의 싱크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레퍼런스를 참고하고 배우들을 연구해왔기 때문에 사실적인 부분을 만들 수 있었다. 캐릭터가 보여줄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길잡이 되는 표정을 미리 만들어서 가이드 셰이프를 만들고 한 캐릭터의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며 “배우들의 퍼포먼스 캡처와 잘 블렌딩돼서 성공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70세가 넘는 시고니 위버가 14살의 키리를 연기하면서 아티스트들의 노력도 뒤따랐다. 시고니 위버는 “기술의 발달 덕분에 내가 14세 소녀를 연기할 수 있으니 정말 경이롭다”고 하기도. 황 시니어 아티스트는 “시고니 위버의 표정은 그대로 표현하면서 그의 젊은 시절을 레퍼런스로 참고했다”며 “솔직히 쉬운 작업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싱크 할 수 있었다. 시고니 위버가 웃으면 얼굴에 주름지지만 가이드가 있어서 키리로 블렌딩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배우들의 얼굴의 싱크를 맞추기 위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피드백도 수없이 받았다. 황 시니어 아티스트는 “얼굴에 쉐이프를 만들 때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감독님이 얼마나 CG와 캐릭터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지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의 얼굴 표정을 미리 만드는데 최대한 자연스럽게 싱크 되는 것을 가장 중점을 뒀다”며 “제이크는 나비족인데 눈이 인간보다 크고 코는 동굴 같은 구조인 것이 특징이다. 호랑이가 화가 났을 때의 코 부분과 미간의 구조를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기술의 발전에 함께한 그는 “‘아바타2’에서 새로운 기술이 도입됐고 개인적인 생각으로 정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했다. 다음 편에서도 자연스러운 표정과 놀랄만한 CG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비주얼로 새로운 체험할 수 있다. 우리가 구현한 가상 공간 판도라를 즐겨달라”고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