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관세 인하 품목을 83개에서 101개로 늘린다. 수입가격을 낮춰 소비자 물가 부담을 줄이고 2차전지와 반도체 등 미래산업 육성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27일 기획재정부는 ‘2023년 탄력관세 운용계획’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매년 말 발표되는 정기 할당관세 물량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할당관세는 일정 물량의 수입품 관세율을 정해진 기간 동안 인하하는 것으로 원자재의 수입가격을 낮춰 산업계와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낸다.
대표적으로 올해 물가 안정을 위해 긴급할당관세(0%) 품목으로 지정된 대두유와 해바라기씨유, 캐스팅얼로이 등 식품과 산업 기초 원재료 11개 품목을 정기 할당관세 품목으로 전환한다. 이외에도 돼지고기와 계란가공품 등 주요 식품 6개에 최대 6개월간 무관세를 적용한다. 품목이 늘면서 관세 인하분에 대한 정부의 지원 규모도 올해 7156억 원에서 내년 1조 748억 원으로 늘어난다.
취약 산업과 서민층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관세 인하 조치도 발표됐다. 사료 가격 상승세로 농가 부담이 불어나자 대표적 사료 곡물인 옥수수의 할당관세 적용 물량을 1198만 톤에서 1315만 톤으로 늘리기로 했다. 섬유산업 등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돕기 위해 생사와 면사 등 섬유 소재에도 무관세가 적용된다. 앞서 정부는 난방 수요가 큰 내년 3월까지 액화석유가스(LPG) 관세는 3%에서 0%로, 액화천연가스(LNG) 관세는 2%에서 0%로 인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니켈과 코발트·알루미늄 등 기초 원자재 8개 품목은 할당관세 적용 품목에서 제외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원래 관세가 낮아 지원 효과가 작거나 자유무역협상(FTA) 체결로 이미 관세 문턱이 낮아 제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