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내년부터 중국 여행땐 '중국산 비행기' 타야 한다? [김광수의 中心잡기]

中, 자체 생산 C919 비행 준비 완료

에어버스·보잉 수요도 감소할 전망

항공산업 전반 성장 가능성 제기돼

부품 국산화율 끌어올리는 게 변수






중국산이라면 안전성이 떨어지고 불안하다는 인식이 큽니다. 비행기는 어떨까요? 내년부터는 중국 항공사를 이용할 때 중국산 비행기를 타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벌써부터 불안감을 표시하고 있는데요. 중국이 개발한 C919라는 비행기 때문입니다.



중국산 C919 내년 봄 뜬다


얼마 전 중국 최초로 자체 생산한 민간 항공기 C919가 중국 동방항공에 인도됐습니다.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상용항공기회사(COMAC. 코맥)가 지난 2006년 개발을 시작한 C919가 16년 만에 개발을 끝내고 비행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 비행기는 2015년 11월 기체 조립을 완성했고, 2017년 5월 첫 시험비행을 했습니다. 이후 계속되는 테스트를 거치며 잘 뜨고 내리는지, 비행하는데 문제가 없는지를 점검했습니다. 올해 9월말 항공기의 강도, 구조, 성능이 기준에 적합한지를 검사하는 감항 인증까지 모두 마치고 상용 비행을 위한 최종 절차를 모두 마쳤습니다.

이제 동방항공은 C919 항공기를 100시간 이상의 비행 테스트를 더 거친 후 내년 봄부터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등의 국내선 노선에 투입할 예정입니다. 개발 이후 무려 17년여 만에 중국의 꿈이 이뤄질텐데요.

일단 이 비행기에 대해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C919 항공기는 중대형 기종입니다. 비행기 사이즈로 보면 중단거리용입니다. 항속거리는 4075~5555km에 달합니다. 중국에선 동쪽으로 한국, 일본을 넘어 괌까지, 서쪽으로는 동남아시아를 넘어 인도까지 커버할 수 있는 기종이죠.

이코노미석 기준 좌우로 3열씩 좌석이 설치돼 있고 중간에 복도가 있는 단일통로 기종입니다. 좌석은 158석에서 168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항공기 개발에 에어버스·보잉도 긴장


중국의 항공기 개발에 전 세계 항공사를 양분하고 있는 유럽의 에어버스와 미국의 보잉도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C919는 동급으로 치면 에어버스의 A321이나 A320, 보잉의 737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중국의 항공사들은 해당 규모의 기종에는 에어버스나 보잉 비행기를 사용중인데, 앞으로 C919가 문제없이 운항하기 시작한다면 어떨까요? 그만큼 중국 항공사가 에어버스나 보잉 항공기 대신 C919를 구매할 겁니다. 이미 중국 항공사 여러 곳에서 C919 1000대 가량을 주문했다고 하는데, 더 늘어날 수 있고, 결과가 좋다면 수출도 할 수 있겠죠.

중국에선 C919 개발을 계기로 중국의 항공산업이 한 단계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큽니다.

배경을 살펴보면, 일단 중국은 내수 시장 규모가 엄청납니다. 최근 몇 년은 코로나로 주춤하고 있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매년 항공 수요가 급증하고 있죠.

중국 통계에 따르면 2040년까지 중국 항공여객 운송량은 연 평균 5.7% 성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에 따라 항공기 숫자도 해마다 5.2% 증가해 2040년이 되면 중국의 여객기 보유대수가 1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 세계 항공기 5대 중 1대가 중국 비행기가 될 거라는 예측입니다.

그때까지 중국이 새로 도입해야 할 항공기가 9084대로 추정되는데, 중국산 비행기가 늘어날수록 에어버스나 보잉이 중국에 판매하는 비율은 줄어들겠죠.

특히 신규로 필요한 항공기의 약 69%가 C919와 같은 단일통로 비행기로 예상됩니다. 대형 항공기인 이중통로 기종은 20%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하니 중국이 C919에 거는 기대는 그만큼 크겠죠.


당장은 아니겠지만 중국 항공사를 이용하게 된다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중국산 비행기를 탑승할 수 밖에 없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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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919 기종을 개발하는 동시에 중국은 장거리 노선에 투입할 중대형 항공기도 개발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2014년부터 러시아와 좌석수 280석, 최대 항속거리 1만2000km의 C929를 개발중입니다. 2030년 정도는 돼야 개발을 마치겠지만 그 시기는 충분히 앞당겨질 수도 있습니다.

중국산이라고 문제가 있다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처음 개발한 항공기인만큼 불안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항공기 사고는 대규모 인명 피해를 유발하기 때문이죠. 중국은 올해 3월 동방항공 MU5735편 항공기가 추락해 132명이 사망했다.

일부에선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운항 횟수가 쌓이고 문제가 없다면 중국 말고 다른 나라의 항공사에서도 중국산 항공기를 사용할 수도 있겠죠.

가격면에서는 C919가 약 1억 달러로, 1억 달러를 넘는 에어버스320이나 보잉737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항공편 예매를 할 때 항공기종도 한번씩 확인하실 필요가 있겠네요.

부품 국산화율은 떨어져


C919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주요 부품이나 장비를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가장 중요한 엔진만 해도 미국 GE와 프랑스 사프란의 합작법인인 CFM인터내셔널이 개발한 것이 장착돼 있습니다. 항공데이터 기록장치, 바퀴와 제동장치, 교신 및 항법장치 등도 모두 미국 기업 제품입니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 언제든 미국이 항공관련 분야에도 수출 제한 등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항공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은 아니지만 중국은 이미 첨단 산업 분야에서 빠르게 국산화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우주선을 계속해서 우주로 쏘아올려 우주정거장 건설을 눈앞에 두고 있고 독일, 프랑스 등의 기술에 의존하던 고속철도 역시 독자 개발한 열차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중국은 이미 항공산업 분야에서 놀라운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11월에 열린 주하이 에어소에는 최신 군용기와 무인기 등이 선보였습니다. 이번 에어쇼에는 미국의 F-22 전투기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한 최신 스텔스 기종인 J-20가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신형 공증급유기 YU-20, 무인 정찰 및 공격 전투기도 전시됐습니다.

무인항공기는 민간용의 발전도 엄청납니다. 주로 재난 구호용, 지질 탐측 등 전문영역에서 사용되던 민간 무인항공기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민간 기업들도 개발에 뛰어들며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중국 민용 드론시장은 2019년 151억위안에서 2025년 846억 위안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물류, 항만 등의 영역에서 상업 운항을 시작했고 순펑, 알리바바 등은 드론 택배 사업을 준비중입니다.

최근에는 농업분야에서도 드론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넓은 땅에 씨를 뿌리고 비료나 농약을 살포하는 역할을 사람이 아닌 드론이 대신하는 거죠.

이미 2021년 신장 지역은 드론으로 방제작업을 하는 농경지 비중이 80%에 달한다고 합니다. 자료에 따르면 중국 농업용 드론 시장 규모는 2019년 46억6000만위안에서 2025년 250억 위안까지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됩니다.

중국의 드론 분야 대표 기업으로는 DJI로 잘 알려진 다장촹신(大疆?新)이 있습니다. 일반인을 비롯해 공업용까지 전 세계 드론 산업의 대표 주자로 불리는 기업이죠. 일반 소비자용 드론의 대표기업인 이항커지(?航科技. 이항테크놀로지)는 스마트폰으로 쉽게 조작 가능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드론에서 핵심 부품인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이 강점을 지니고 있고 다양한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어 중국의 드론 산업 역시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의 기술 개발을 견제하는 미국이 중국의 드론업체에 대한 제재도 강화하고 있는 거죠.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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