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또 떨어졌습니다. 장초반 상승 시도가 있었지만 중국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는 동시에 미 국채금리도 상승하면서 하락 마감했는데요. 나스닥이 1.35%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20%, 1.10% 내렸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연 3.88%까지 치솟았는데요. 유로 지역의 국채금리도 계속 오르는 중입니다.
중국의 여행재개 소식은 하루 만에 걱정거리로 바뀌었는데요. 중국의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믿을 수 없고 환자가 전 세계로 확산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입니다. 이탈리아 사례가 불을 붙였죠. 국제유가도 하락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내년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57달러(0.72%) 하락한 배럴당 78.96달러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종목별로는 어제 11% 넘게 하락한 테슬라가 오늘은 3.31% 상승했습니다. 반면 애플은 3.07% 빠지면서 52주 최저치를 기록했는데요. 오늘은 코로나19 얘기와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미 경제 예측, 주식 전망을 알아보겠습니다.
“이탈리아, 중국발 입국 승객 전원 코로나 검사 양성 시 격리”…“中 데이터 믿을 수 없어 직접 검사해서 쌓아야”
오라치오 실라치 이탈리아 보건장관은 이날 “중국으로부터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은 코로나19 항원검사와 바이러스 분석작업이 의무적으로 부과된다”며 “이번 조치는 이탈리아 국민을 보호하고 변이 바이러스 감시와 탐지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그는 양성 반응을 보인 이들을 어떻게 조치할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역 보건당국은 별도의 건물에 격리될 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도 같은 조치를 하기를 바라는데요.
이는 12월26일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항공편으로 밀란(밀라노)에 도착한 승객을 테스트한 결과 절반가량이 코로나19에 걸려있었기 때문입니다. 탑승객 62명이었던 첫 번째 비행기에서는 35명, 120명이었던 두 번째 비행기에서는 62명이 양성이었다고 합니다. 이들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보건당국에서는 변이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하는데요.
이 같은 양성 비율은 중국 통계에 대한 의심을 더 확고하게 합니다.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12월2일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환자 수가 6만2439명으로 올 들어 정점을 찍은 뒤 급감, 21일에는 5944명밖에 안 되는 걸로 나오는데요. 이게 사실이라면 항공기 승객 절반이 코로나 양성이라는 게 앞뒤가 맞지 않죠.
앞서 대만중앙통신은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국가위생건강위원회 회의록으로 보이는 내용이 퍼지고 있다며 지난 20일 현재 중국 전역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699만6400명이고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의 누적 확진자만 2억4800만 명이라고 추정했는데요. 중국 백신은 효능이 낮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중국에서 변이가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이 중국의 여행재개와 맞물려 다른 나라에 새 바이러스가 퍼져 각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오늘 확산한 건데요.
미국 정부도 중국발 승객에 대한 의무조치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1월5일부터 국적이나 백신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중국과 홍콩, 마카오에서 출발하는 모든 2세 이상 여행객들은 이틀 전에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만 하는데요. 미국에 오려면 음성이 나와야만 하죠. 스콧 고틀립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중국의 데이터를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직접 검사해서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은 12월30일부터, 대만은 1월1일부터 중국발 승객에 대한 코로나 검사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상황 전개는 중국발 여행재개가 이뤄지더라도 단기간 내에는 감염확산에 관한 리스크가 크고 수요 증가도 빠른 속도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경제 측면에서의 의미인데요.
검사 의무화와 격리 가능성은 밖으로 나갈 가능성을 줄이는 측면이 있고 중국 정부의 불투명한 데이터에 변이를 우려하는 각국 정부도 제도를 빡빡하게 운영할 가능성이 있죠. 포춘지는 “만약 새로운 변이가 발견된다면 중국으로부터의 여행에 더 엄격한 제한을 가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중기적으로 중국의 코로나19 확산문제가 잘 풀린다면 ‘3분 월스트리트’에서 전해드린 대로 글로벌 침체라는 큰 그림 아래 수요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을 봐야 하는데요. 웰스 파고 투자연구소의 사미어 사마나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는) 유가와 인플레이션에 약간의 상승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연준의 일을 복잡하게 한다”고 전했습니다.
“CFO 86%, 내년에 경기침체 응답자의 3분의2 인플레 피크 지나”…어려움 직면한 월가 “보너스 30% 삭감”
이번에는 CFO들의 미국 경기전망을 보죠. CNBC가 11월30일부터 12월20일까지 주요 기업의 CFO 2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보면 내년에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응답이 86%에 달합니다. 시기는 상반기가 43%, 하반기가 43%로 같은데요. 그만큼 내년에 침체가 올 가능성은 크지만 시점은 아직 불확실한 것으로 나옵니다. 연착륙을 점치는 CFO들은 10%가 안 됐다는데요.
56%는 다우지수가 4만에 도달하기 전에 다시 3만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점쳤다고 합니다. 이날 다우지수는 3만2875.71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다만, 응답자의 약 3분의2가 인플레이션이 피크(정점)를 쳤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주요 리스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의회의 부채상한선 상향에 대해서는 90% 이상이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없다고 했는데요. 사실 부채상한 협상은 정치적 게임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할 확률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극히 낮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CFO들은 보수적입니다. 하지만 절대 다수가 내년 침체를 예상하고 있다는 점, 절반이 넘는 이들이 주가 추가하락을 걱정하고 있다는 부분은 참고할 만한데요.
그래서인지 돈과 관련된 월가의 분위기가 계속 좋지 않습니다. 골드만삭스가 내년 4000명 감원방침을 밝힌 가운데 살아남은 월가 직원들의 보너스가 약 30~40%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는데요. 앞서 씨티와 바클레이스가 소규모 인력감축을 단행한 데 이어 모건스탠리도 1600명 해고방침을 발표했었습니다. 딜로직에 따르면 월가 은행들의 거래자문과 주식공모, 채권판매 수수료가 지난해보다 40% 이상 급감했다고 하는데요.
좀더 우울한 얘기들도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적으로 6500억 달러에 달하는 대출이 부실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신용시장에 금이 커지고 있다고 했는데요. 주요 은행들의 3분기 충당금도 전년 대비 75%나 급등했다고도 했습니다. 미국의 파산보호 신청건수는 올해 366건으로 전망돼 지난해(410건)보다도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금리인상의 효과가 나타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건데요.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올해 2.9%였던 글로벌 채무불이행률이 내년에는 4.9%로 올라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향후 1년 간 문제가 될 수 있는 5가지 위험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크게 △높은 인플레 고착 △중국 경제 둔화 △우크라이나 전쟁 악화 △신흥국 경제 위기 △코로나19 재확산 등인데요. 매튜 맥레넌 퍼스트 이글 투자운영의 공동 헤드는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이 1년 내 꽤 하락할 것이라고 보지만 임금상승과 에너지가격 상승 같은 실질적인 공급 리스크가 있다”고 했죠. 러시아의 가격상한제 국가 수출제한이 일부 공급불안에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에너지는 변동성이 큰 만큼 주시할 필요는 있는데요.
코로나19는 전염성이 높은 변이가 다시 한번 공급망을 교란할 수 있고 중국은 내년 1~2월에 환자가 크게 늘어 전체적인 경제활동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중국은 최종적으로는 경제활동 재개에 성공하겠지만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게 JP모건체이스의 글로벌 시장전략가 마르셀라 초우의 분석인데요.
신흥국은 달러표시 부채 때문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니엘 라칼 트레시스 게스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 가장 큰 긍정적인 요인은 중국경제의 완전한 재개장”이라면서도 “나는 우리가 앞으로 10년 간 매우 낮은 성장, 선진국은 운이 좋으면 1% 성장을 할 수 있는 시기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미 10년 국채금리 4%가 관건 매수세 몰릴 수 있어”…“투자자들 지수보다 좋은 기업 찾아야 내년 1분기 랠리 있어도 단기”
마지막으로 시장 상황 보겠습니다. 증시 입장에서 보면 이날 상황은 경기침체 우려가 쌓이는 와중에 유럽 지역 국채금리 상승에 미 국채금리가 오르고, 중국의 코로나19 확산문제가 투자심리를 짓누른 모습인데요. 엎친 데 덮친 꼴이죠.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는 글로벌 경제에 이득을 줄 것 같지만 이 변화가 단기적으로 경제에 해를 줄 수 있는 코로나19 환자의 급증을 불러오고 있다”고 봤습니다.
어쨌든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미 국채금리는 전반적으로 유럽 금리상황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날 독일의 10년 물 국채금리가 한때 2.5%를 넘어섰는데요. 이달 초만 해도 1.8%대였던 독일 국채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영국 10년 물도 3.1%선에서 3.65%대로 올랐는데요.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우려 때문입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는 3.5% 수준에서 3.8%대로 상승했으니 비슷한 흐름을 타고 있다고 보면 되죠.
문제는 국채금리 상승이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인데요. 시장에서는 단기간 내 4%를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긴 합니다.
내년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침체 가능성이 있고 국채 매입 수요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포트 피트 캐피털그룹의 제이 소마리바 매니징 파트너는 “만약 10년 만기 국채가 4%에 도달하면 그 수준에서 이를 사려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도 “10년 국채가 4%에 이르면 자산분배 차원에서 매입수요가 쏟아져 들어와 4%를 쉽게 넘지는 못할 것 같다”고 전했는데요.
실제 국채뿐만 아니라 투기등급 채권 시장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지난 여름 최고 6%포인트(p)에 달했던 정크본드의 가산금리(프리미엄)가 최근 약 4.55%p로 떨어져 거래된다고 하는데요. 이는 내년에 금리가 내려갈 것이며 침체가 오더라도 얕은 형태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침체가 심하면 정크본드의 채무불이행이 급증할 수 있어 가산금리가 오르는 게 맞지요.
하지만 최소한 부동산 시장의 하락은 빠른 속도임이 이날도 드러났습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11월에 매매 계약이 체결된 펜딩 주택판매 지수가 전월보다 4% 하락한 73.9로 역사상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보였는데요.
시장 분위기가 계속 나쁩니다. 예상치 않은 변수도 터지고 있는데요. 시장을 보는 눈이 극명히 갈리기도 합니다. 테슬라만 해도 베어드가 목표주가를 316달러에서 252달러로 낮췄고 스위스 큐오트은행의 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졌다. 테슬라 동화는 갑자기 끝났다”고 했지만, 개인들의 12월과 4분기 테슬라 주식 순매수 규모는 사상 최대치라고 하는데요.
변동성은 옵션 거래에서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WSJ은 올해 옵션 계약이 지난해보다 5% 증가했으며 1973년 이후 최대치라고 하는데요. 맥스 와서맨 미라마 캐피털의 공동 창업자는 “투자자들은 좋은 지수에 관심을 쏟지 말고 좋은 기업에 집중해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소한 “내년 상반기는 파도가 칠 것”이라는 베르덴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메간 호너맨의 생각만큼은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듯한데요. 리처드 사퍼스테인 트레저리 파트너스의 CIO는 “내년 1분기에 인플레이션 둔화 소식과 연준의 금리인상 중단 소식에 랠리가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이 길게 갈 거라고 기대하지 마라”며 “경제가 둔화하면서 낮은 어닝이 나올 것이며 주가압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대표 가전매장인 베스트바이의 연휴 시즌 판매가 나빴을 수 있다는 분석(루프 캐피털)도 이날 나왔는데요. 2023년도 쉽지 않을 듯합니다. 여러 리스크를 두루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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