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회사의 모든 것을 정리한 '기업의 법전'

■컬처덱

박창선 지음, AM 펴냄






기업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는 기업설명회(IR) 자료, 기업의 홈페이지 안에 있는 소개란, 채용공고 속 회사소개, 직장 내 교육(OJT) 자료 등 다양하지만 체계가 없다. 산재된 정보를 갖고 개개인이 직접 맥락을 해석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9년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전 세계 기업들이 만들기 시작한 것이 복잡한 기업문화와 일하는 방식 등을 정리해서 만든 소개 자료인 ‘컬처 덱(Culture Deck)’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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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컬처덱’은 회사소개서, 투자제안서 등의 컨설팅 전문가가 컬처덱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컬처덱을 가리켜 기업이 만들 수 있는 ‘기록물의 끝판왕’이자 ‘기업의 법전’이라고 일컫는다. 이 문서는 눈에 보이는 제도와 업무방식, 복지, 입사자 적응 및 업무 일원화 과정은 물론 회사의 지향점, 핵심 가치, 암묵적 문화와 예의 등 눈에 안 보이는 요소까지 회사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것을 기록해놓는다. 한 가지의 중심적 지향점에 따라 모든 것들을 재구성해서 담는다는 점에서 기존 회사소개의 아카이빙과는 차이가 있다.

저자는 책에서 컬처덱이 갖고 있는 성격은 무엇이고 어떤 시기에 컬처덱이 필요한지, 이를 문서 형태로 만들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세세하게 정리한다. 컬처덱은 주로 투자 오치, 신규 서비스 론칭, 사세를 확장 등 변혁의 시기에 놓인 기업들이 주로 만든다. 이를 구성하는 필수 요소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기업정보를 비롯해 핵심 가치와 그 세부사항이 담긴 기업문화, 특정 업무수행을 위한 표준과 프로세스를 정리한 가이드인 ‘그라운드 룰’, 회사 내 행동강령 총 4가지다. 컬처덱을 만드는 기업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도 적절한 가이드가 필요하거나 방향성이 너무 추상적이라 대표의 의중에 따라 눈치껏 일해야 하는 기업에게서 필요성이 두드러진다.

책은 넷플릭스, 밸브, 브랜디, 딜라이트룸 등 국내외 크고 작은 기업들의 컬처덱 성공사례는 물론 저자가 직접 겪었던 실패사례들도 전하며 피해야 할 시행착오를 알려준다. 직원들과 협의 없는 제작추진, 강압적 분위기, 글과 행동의 불일치, 겉치레에 휩쓸려 본질을 상실하는 일 등이 저자가 겪은 컬처덱이 실패한 본질이다. 뒷부분에는 가상의 기업이 만든 90여개 항목에 달하는 컬처덱을 예시로 총 120여쪽에 걸쳐 그 요소를 하나하나 알려준다. 2만원.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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