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지난해 마지막 날부터 자정을 넘겨 새해 첫날까지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새해를 맞아 10분 가까이 신년사를 장황하게 늘어놓으며 전쟁을 자축했다.
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수도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미사일과 로켓 공격에 의한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우크라이나 방공 시스템이 러시아에서 발사한 20개가량의 ‘공중 물체’를 파괴해 파편이 도심에 떨어졌지만 부상자나 사상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또 헤르손과 지토미르 등 다른 지역에서도 폭발 사례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전날인 12월 31일에도 미사일과 로켓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격해 최소 2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키이우 시내 학교와 유치원·호텔 등이 포격으로 부서졌고 공습에 따른 비상 정전 조치로 키이우 내 약 30%의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그러나 중요 기반시설이 정상 가동되면서 물과 난방 공급에는 차질이 없었다고 키이우 시 측은 설명했다. 같은 날 남부 미콜라이우와 자포리자를 포함해 서부 빈니차 등에서도 드론 등의 공격으로 십수 명이 부상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영상에서 “테러 국가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며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새해를 맞아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을 재차 강조하며 승리를 다짐했다. 전날 방송으로 공개된 신년사에서 군복 차림의 군인 여러 명에 둘러싸인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도덕적·역사적 정당성은 러시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서 있던 군인 및 여성 다수와 함께 샴페인 잔을 들어 올리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의 신년사는 9분 분량이었는데 영국 더타임스는 지난 20년의 집권 기간에 푸틴이 내놓은 새해 연설 가운데 가장 길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에 서방이 주도하는 제재 전쟁이 선포됐다며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던 서방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