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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인터뷰] 크러스트 “CBDC 상용화 위해 시스템 성능 더 높여야…기관 거래부터 적용 가능”

■김경업 CBDC 본부장

한은 CBDC 모의실험 참여

금융기관간 실시간 거래 장점

김경업 크러스트 CBDC 본부장이 21일 디센터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디센터김경업 크러스트 CBDC 본부장이 21일 디센터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디센터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네트워크 지연을 막기 위해 하드웨어 정비와 클라우드 환경 최적화 등으로 시스템 성능을 더 높여야 합니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에 있는 크러스트 유니버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경업 크러스트 CBDC 본부장은 지난해 8월부터 약 1년간 진행한 한국은행 CBDC 모의실험 결과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크러스트는 카카오가 지난해 싱가포르에 설립한 블록체인 부문 자회사다. 크러스트 설립과 함께 카카오 블록체인 클레이튼(KLAY) 사업은 기존 그라운드X에서 크러스트로 이관됐다. 한은 CBDC 모의실험 주사업자로 선정돼 클레이튼 기반 CBDC 시스템을 개발하던 CBDC 본부 역시 덩달아 자리를 옮겼다.



크러스트는 한은 과제를 수행하는 가운데 여러차례 클레이튼 네트워크 셧다운 장애를 겪었다. 클레이튼 네트워크 거래 처리 속도도 예상만큼 빠르지 않았다. 한은은 지난달 7일 발간한 CBDC 모의실험 결과 보고서에서 사업 수행 결과 피크타임의 대량 거래 처리를 위해선 응답대기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실제로 CBDC 시스템 성능 테스트 결과 초당 거래처리 건수(tps)는 클레이튼의 최대 처리 건수로 밝힌 4000tps가 아닌 최대 2000tps로 나타났다.

김 본부장은 이 같은 장애나 속도 저하가 클레이튼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확장성 한계는 이미 알려진 사실로 블록체인뿐 아니라 모든 시스템이 처리량을 넘으면 느려지고 장애가 생길 수 있다”며 “하드웨어 개선 등을 통해 성능을 높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클레이튼이 누구나 노드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퍼미션리스(permissionless) 블록체인으로 전환하면서 네트워크 속도가 느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 본부장은 “노드 개수는 제한할 수 있으며 노드가 늘어도 성능에 영향이 없도록 합의 알고리즘을 최적화하는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한은이 CBDC 도입에 매우 신중한 입장이라고 판단했다. 이미 디지털 금융에 익숙한 국민의 요구 수준에 맞추면서 CBDC의 도입 필요성을 찾는 것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국내 도입 여부와 시기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김 본부장은 금융기관간 거래에서의 CBDC 도입 가능성은 높다고 점쳤다.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실시간 총액결제’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실시간 총액결제는 은행 등 금융기관간 자금 결제 시 당일 거래 내역을 모두 모아 익일에 차액분을 정산하는 현재의 ‘이연 차액 결제’ 시스템과 달리 거래 정산이 건별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방식이다. 다만 정부 기관이 개인의 거래 내역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서 발생하는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이나 현금의 익명성 약화에 대해선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최근 CBDC 2차 모의실험까지 마친 크러스트는 현재 한은과 15개 시중 은행이 참여한 추가 실험을 지원하고 있다. 추가 실험에선 모의실험을 통해 구축된 시스템에 시중 은행이 들어와 구현 방식과 실제 사용 방향을 테스트한다. 크러스트는 앞으로도 한은 CBDC 프로젝트에서 개발이 필요한 부분이 생긴다면 별도 지원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이번 CBDC 모의실험을 계기로 블록체인과 전통 금융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모의실험에 참여한 협력사, 관심을 갖는 시중 은행과 사업 연계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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