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생각보다 강한 고용과 인플레이션 대응에 무게를 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도 상승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69%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75%, 0.40% 뛰었는데요.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잠깐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세를 보인 것도 도움이 됐죠.
이날 나온 11월 구인이직보고서는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함을 보여줬습니다. FOMC 회의록은 연준이 과소긴축과 과도긴축 사이에서 고민하면서도 아직은 인플레이션에 좀 더 치중하고 있음을 시사했는데요.
종목별로는 사용자의 온라인 활동을 근거로 한 맞춤형 광고가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된다며 아일랜드 당국으로부터 4억14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메타가 2.11% 상승했습니다. 직원 10%, 7000명 이상을 해고하고 일부 사무실을 닫기로 한 세일즈 포스가 3.55% 올랐는데요. 오늘은 12월 FOMC 회의록과 노동지표, 증시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인플레 상승 위험이 정책 전망의 핵심 요인(key factor)”…“2월 인상폭 0.25%p 둔화·올해 금리인하 얘기 없어”
12월 FOMC 회의록에서 알아야 할 7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연준, 두 가지 위험에 대한 균형 필요. 하나는 불충분한 긴축, 다른 하나는 통화정책 누적이 과도한 긴축으로 이어지는 일. 한두 명은 두 리스크가 점점 비슷해지고 있다고 보지만 참석자들은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의 상승 위험이 정책전망을 형성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봄”→해석: 연준이 인플레이션과 함께 침체 우려를 같이 하고 있음. 다만, 지금 상황에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대응이 좀 더 중요. 그럼에도 양쪽 리스크 관리와 경기둔화에 관한 언급은 금리인하파들에게 일부 긍정적 요인
② “다수의 참석자, 금리인상 속도 둔화가 연준의 의지 약화나 인플레이션 하락을 뜻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시장에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 11월 FOMC 이후 금융시장 완화. 시장이 위원회의 행동을 오해(misperception)해 금융시장이 완화하는 것은 연준의 물가안정 노력을 어렵게 할 수 있어”→해석: 연준이 시장 반응에 상당히 신경쓰고 있음. 증시 상승과 국채금리 하락은 연준이 바라는 것이 아니며 시장이 반대로 나가면 추가 긴축 불가피함을 경고
③ “참석자들,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생각보다 길어지면 물가압력도 지속할 수 있다고 지적. 일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이 2%로 확실하게 내려가는 길이 보일 때까지 제한적인(restrictive) 정책기조 유지”→해석: 노동시장 완화 없이는 인플레이션 리스크 해소 안 돼. 지속적인 긴축. 회의록에 2월 0.25%포인트(p)로 인상폭 둔화 시사나 올해 금리인하 언급 없음(“누구도 인하 얘기 안 해”)
④ “몇몇 참석자, 연준의 2% 타깃 달성의지를 저평가하는 시장의 전망보다 상당히 높은 12월 경제전망의 금리전망치(최종금리) 중앙값은 적절”→해석: 최종금리 5.1%(5.00~5.25%)는 충분히 가능한 얘기이며 시장의 최종금리 전망치가 낮다고 보는 이들 다수 존재
⑤ “일부 참가자, 장단기 금리역전이 역사적으로 경기침체 앞에 왔음을 우려. 하지만 한두 명은 인플레이션 하락 전망 때문이라고 강조”→해석: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도 일부 경기침체 가능성 걱정. 하지만 일부라는 점, 물가하락을 반영할 수 있다는 반론이 나왔다는 점에서 다수 의견 아님
⑥ “중국의 코로나19 제로정책 완화, 우크라이나 전쟁, 주요국의 동시 긴축 등은 불확실성 요인. 인플레 상승 가능 외에 경기침체도 가능”→해석: 대외 상황은 인플레 추가 상승과 침체 요인이 공존. 일부가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을 지적했던 것처럼 급격한 경기둔화 가능성, 주목은 하고 있음
⑦ “참석자들은 노동시장이 매우 타이트하며 실업률이 역사적으로 낮고 임금상승률이 높다고 알고 있으나 일부는 분기 고용임금 센서스(Quarterly Census of Employment and Wages)상 2022년 실제 일자리 증가가 비농업 일자리 증가보다 적을 수도 있다는 것을 주목”→해석: 노동강세 속 필라델피아 연은이 지난해 2분기 고용증가가 비농업 일자리 통계보다 100만 개가량 적은 1만 명 수준이라고 밝힌 데 대해 관심 표명. 당장 정책전환은 없으나 노동시장에 관한 추가 분석 필요함을 시사
12월 FOMC 회의록은 큰 틀에서 과잉과 과소긴축에 대한 리스크를 동시에 제시하면서도 아직은 인플레이션 쪽에 연준의 무게중심이 더 가 있다는 점을 보여줬는데요. 경기둔화를 걱정하는 듯한 모습도 꽤 비쳤지만 중덤은 인플레라는 거죠.
실제 의사록은 “참석자들은 일반적으로(generally) 인플레이션의 상승 위험이 정책전망을 형성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2월 FOMC 회의록은 양쪽 리스크를 동시에 보지만 일단 인플레이션이 현재 높기 때문에 이쪽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는데요.
특히 연준은 시장이 연준의 뜻과 반대로 가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회의록은 “11월 FOMC 이후 금융시장이 완화했다”고 명확히 짚었는데요. 그러면서 “시장이 위원회의 행동을 오해해 금융시장이 완화하는 것은 연준의 물가안정 노력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11월 FOMC 이후 12월 FOMC 때를 기준으로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0.6%p 떨어졌고 그에 비례해 모기지 대출금리가 낮아졌으며 주식시장은 6% 상승했었는데요. 회의록은 시장이 자꾸 이렇게 나오면 연준의 일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경고에 가깝습니다. 우리를 의심하거나 멋대로 해석하지 마라는 말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회의록은 시장의 낙관론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어렵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회의록에는 2월 0.25%p의 추가 인상폭 둔화에 대한 시사나 올해 금리인하에 관한 언급도 없었는데요. 결국 노동과 인플레이션 지표가 핵심입니다. 노동이 약해지지 않으면 물가상승률이 많이 떨어지지 않을 수 있고 높은 인플레는 추가 긴축을 의미하는데요. 이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실질 정책금리가 1.5%p 정도 플러스를 기록해야 한다고 했었습니다.
“11월 구인건수 1046만 건 예상치 웃돌아 실업자 1명당 일자리 1.7개”…카시카리 “기준금리, 지금보다 1%포인트 더 올려야”
그런데 노동이 강합니다. 이날 나온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11월 구인 건수가 1045만8000건으로 전월(1051만2000건)보다 소폭 감소했는데요.
블룸버그통신 집계치가 1005만 건, 팩트셋이 1000만 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월가의 예상을 웃돈 겁니다.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함을 보여주는데요. 증가분은 주로 전문·비즈니스 서비스(21만2000개)와 비내구재 제조(3만9000개)에서 나왔습니다. 금융보험(-7만5000개)과 연방정부(-4만4000개)에서 일자리가 감소했는데요.
10월 구인 수치도 기존 1033만4000건에서 17만8000건이 증가한 1051만2000건으로 수정됐습니다. 보스턴 칼리지의 경제학자 브라이언 베튠은 “빈자리를 채울 만큼 사람들이 충분하지 않다”며 “많은 서비스 노동자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조기은퇴를 했고 이들은 과거 일자리로 돌아가는 데 관심이 없다”고 분석했는데요.
실업자 1명당 구인건수는 여전히 1.7배에 달합니다. 코로나19 이전 1.2배보다 크게 높은데요.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자발적 퇴사자는 11월에 417만3000명으로 10월보다 되레 12만6000명 증가했습니다. 회사를 그만둬도 곧장 다른 일을 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는 것이죠. 퇴직률도 2.7%로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는 회사들이 인재를 붙잡기 위해 여전히 더 나은 임금과 처우를 약속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데요.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좋지 않은 소식입니다.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1월 구인건수가 예상보다 더 안정적으로 나온 것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타깃 수준으로 임금인상률을 낮추는 것을 어렵게 한다”며 “높은 퇴직률은 임금압력을 유지시킨다”고 설명했는데요. 실제 오전10시 JOLTs가 발표 전후로 3.67% 수준이었던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3.71%선까지 급등했습니다.
추가로 정리해고나 해고 건수도 예상과 달리 감소했습니다. 11월에 135만 건으로 10월보다 9만5000건 줄었습니다. 금융보험 업종이 1만9000건 정도 증가했는데요.
이처럼 강한 노동시장은 이번 주 나올 고용지표 전망치에서도 확인됩니다. 4일 기준 블룸버그의 예상치 중앙값을 보면, 5일 나올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12월 민간 일자리 증가폭이 15만 개로 11월(12만7000개)보다 더 늘어나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5000건으로 전주와 같고, 같은 기간 최소 2주 연속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신청 건수는 171만 건에서 172만7000건으로 소폭 증가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6일에 있을 12월 고용보고서상 비농업 일자리는 20만 개 증가로 11월(26만3000개)보다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실업률이 전달과 같은 3.7%이고 시간당 평균 급여도 전년 대비 5.0%로 전월(5.1%)과 큰 차이가 없을 전망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임금상승률이 인플레이션 타깃(2%) 수준으로 낮아져야 한다고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갈 길이 너무 먼 셈인데요.
그래서인지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추가 1%p 기준금리 인상 얘기를 꺼냈습니다. 그는 미디엄닷컴에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최소한 다음 몇 번의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나는 정책금리가 5.4% 수준에서 인상을 중단하는 것을 원하지만 어디 지점에서 멈추든 간데 우리는 그것이 인플레이션을 합리적인 기간 내 2%로 되돌리기에 충분할 정도로 높은지 금방 알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5.4%의 기준금리는 5.25~5.5%을 의미합니다. 현재 4.25~4.50%니까 1%p를 더 인상해야 한다는 거죠. 카시카리는 “긴축 정책의 완전한 효과를 보고 나서 더 높이 갈지 아니면 그 수준에서 머무를지를 평가할 수 있다”고 적어, 추가 금리인상도 배제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금리선물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4시 기준 3월부터 11월까지 기준금리 4.75~5.00% 예측 확률이 1위인데요. 12월이 되면 4.50~4.75%가 첫 손에 꼽힙니다. FOMC 회의록이 뭐라든, 고용이 강하든, 연은 인사가 뭐라고 하든 인플레이션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고 침체가 오면 연준이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죠.
월가 “연준, 매파적 메시지 전하고 싶었겠지만 그렇게 될지는 몰라”…족집게 바이런 빈 “올해 완만한 침체에 하반기 급격한 반등”
월가의 일부 전문가들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나는 연준이 금리가 올해 빠르게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시장을 유도하고 싶어한다고 본다. 시장 전망을 보면 정책금리가 5%까지 올라갔다가 연말에 내려오는 것으로 돼 있다”며 “회의록의 메시지는 더 높은 금리가 더 오래간다는 것이지만 그렇게 높은 금리가 오랫동안 갈지 누가 알겠나. 하지만 이것은 연준이 보내고 싶었던 메시지”라고 추정했습니다.
인테그리티 자산운용의 조 길버트 포트폴리오 매니저의 생각도 비슷한데요. 그는 “연준은 올해 정책완화나 금리인하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던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1년 전만 해도 연준이 4%p의 금리인상을 할지는 연준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의 예측 능력은 때때로 의심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날 JOLTs 보고서에 올랐던 10년 물 국채금리도 다시 3.68%대로 내려왔는데요. 더 긴축할 수도 있다는 데 금리는 반대로 간 거죠.
한발 더 나간 이들은 강한 고용과 소비에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여전히 믿습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소비자들이 회복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했죠. 그러니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해가 불가한 건 아닙니다.
연준의 경고에도 이 같은 시장 반응이 나오면 연준이 과잉긴축을 할 가능성이 커지는데요. 물론 시장 예측대로 경기침체가 오면 연준이 움직일 수밖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연준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은 시장은 정책 불확실성을 더 높일 가능성이 있는데요.
월가의 족집게로 불리는 바이런 빈 블랙스톤 부회장은 연준의 긴축에 완만한 침체가 올 것이라고 봅니다. 그는 “연준이 금리인하를 하지 않고 필요 이상으로 제한적인 영역에 머물 것이다. 실질 금리는 플러스가 될 것이고 달러는 달러화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런 긴축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중반까지 바닥에 도달하고 2009년과 비교할 만한 회복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하반기 러시아와의 영토분할 협상을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도 휴전할 수 있다고 봤죠.
빈과 달리 긴축에 시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모건스탠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로웬가르트는 “연준 회의록은 올해 내내 높은 금리가 유지될 것을 예상하게 한다. 고용시장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싸울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주에 고용이 얼마나 강하지 알게 될 텐데 결론은 해가 바뀌었음에도 노동시장은 강하고 시장의 역풍이 여전하다는 것”이라고 봤는데요.
JD파워와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1370만 대로 전년 대비 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10여년 만의 최저치라는데요. 중요한 것은 자동차 업계의 핵심 이슈가 지난해 공급망에서 올해는 수요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주목해야 할 지점 가운데 하나인데요.
월가에서는 공화당의 지속적인 하원 의장 선출 실패를 두고 공화당의 내분에 정책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부채한도협상처럼 일사분란한 처리가 필요할 때 혹시나 반란표가 나와 제대로 정리가 안 될 수 있음을 걱정하는 거죠.
새해에도 연준과 시장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고 판돈(?)이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T3라이브닷컴의 파트너 스콧 레들러는 “나는 현실적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는 올해 주식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단지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1~4월 중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중시가 지난해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며 내년이나 2025년부터 진정한 상승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봤는데요. 파이퍼 샌들러의 마이클 칸트로위츠는 S&P500이 322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하죠.
당장 내일도 예측이 힘든 상황입니다. 이날은 올랐지만 애플(1.03%)과 테슬라(5.12%)도 지켜봐야 하구요. 고용보고서가 나올 6일까지는 조심스러운 접근을 이어가야겠습니다.
※현지시간 5일(한국시간 6일)은 전미경제학회 2023 취재 차 뉴올리언스로 이동해야 해 ‘3분 월스트리트’ 기사와 유튜브 생방송이 쉽니다. 6일(한국시간 7일) 현지에서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등에 관한 소식을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한국시간 토요일 오전인 7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