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면담 방식을 두고 페이스북에서 설전을 벌였다.
전장연은 4일 서울교통공사와 만난 자리에서 오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고, 이에 오 시장은 페이스북에 '전장연,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라는 글로 호응했다.
서울시도 전장연이 구체적인 만남 일정과 방식을 제안한다면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장연은 4일 밤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오 시장의 글을 공유하면서 '공개방송'에서 면담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공개방송 형식의 면담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 시장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만남에는 어떤 조건도 없어야 한다. 만남과 대화의 기회를 선전장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용인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불법을 행해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거래하려는 태도도 용납할 수 없다"며 "전장연과는 무관하게 장애인 복지는 제가 '약자와의 동행' 원칙을 가지고 추진하는 핵심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전장연은 페이스북에 올린 '만남에는 조건이 있을 수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전장연이 제시한 의제도 조건이냐. 조건의 범주는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전날 공사 측과 면담하며 서울시의 법원 조정안 수용과 엘리베이터 설치 약속 미이행에 대한 사과를 의제로 제시했는데 이 의제 역시 조건에 해당하는지, 조건의 범주는 무엇인지 답을 달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21일 법원은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강제조정안을 냈다. 공사는 내년까지 19개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전장연은 열차 운행 시위를 중단하는 내용이다.
전장연은 이를 수용했고, 오 시장은 거부했다. 전장연은 법원의 조정안에 대해 오 시장이 공개방송 인터뷰에서 "법치주의를 흔든다, 비합리적"이라고 말했는데 이건 선전전이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어 "전장연이 공개방송을 제안한 것은 오 시장이 먼저 공개방송에서 말했기 때문"이라며 "오 시장이 원하는 만남과 대화의 자리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과 일정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