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조혈모세포이식 1만례 국내 첫 달성

1983년 국내 최초 동종조혈모세포이식 성공

40년간 난치 혈액질환 치료에 독보적 발자취

카티·CTL 등 세포면역항암치료제 개발도 선도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지난 4일 19층 박금애 도서휴게실에서 국내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1만 례 달성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지난 4일 19층 박금애 도서휴게실에서 국내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1만 례 달성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지난해 5월 다발골수종으로 진단 받은 안종식(47·남)씨는 관해유도 항암치료를 거쳐 12월 21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받았다. 조혈모세포이식이란 백혈병, 악성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 혈액암 환자에게 고용량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거나 전신에 방사선을 조사해 암세포와 조혈모세포를 제거한 다음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조혈모세포를 가족 및 타인에게 받는 동종이식과 자기 것을 냉동 보관한 후 사용하는 자가이식, 2가지로 나뉘는데, 안씨가 받은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의 경우 항암치료 후 환자 본인의 조혈모세포를 체외로 채집해 냉동보관 했다가 고용량 항암치료 후 해동해 주입한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에서 1만 번째로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안씨는 조혈모세포 2주간 매우 양호한 치료반응을 보이며 완전관해를 기대하고 있다. 퇴원 후 유지요법을 진행하며 경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지난 4일 국내 최초 조혈모세포이식 1만 례 달성을 맞아 원내 19층 박금애 도서휴게실에서 기념식을 열었다고 5일 밝혔다.



안씨의 주치의인 민창기 혈액내과 교수는 “다발골수종의 중요한 일차 표준치료로 활용되고 있는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은 최근 신약들이 이식 전후에 병용되며 치료 효과가 더욱 향상됐다"며 “전 세계적으로 앞서나가는 혈액병원에 큰 자부심을 갖고 환우분들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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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은 지난 1983년 김춘추 교수가 국내 처음으로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의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을 성공한 이래 지난 40년간 난치 혈액질환 치료영역에서 독보적 발자취를 남겼다. 1985년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시작으로 △타인 조혈모세포이식(1995년) △제대혈이식(1996년) △비골수제거조혈모세포이식(1998년) △혈연간 조직형 불일치다 조혈모세포이식(2001년) 등이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이 국내 최초로 세운 기록이다.

2002년 세계 최초로 만성골수성백혈병과 간경변증을 동시에 갖고 있는 환자에서 조혈모세포 이식후 간이식을 성공했고, 2012년 신장 및 조혈모세포이식을 동시에 이식하는 등 고난이도 시술도 성공시켰다. 또한 2010년 조혈모세포 이식 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종양항원 특이 세포독성 T-세포(CTL 세포치료)와 림프종에서의 자연살해세포 치료법을 임상에 적용하는 등 첨단 면역치료법의 개발에도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외 대학병원에서 의뢰한 환자들이 몰려 온다는 뜻에서 ‘혈액암의 4차 병원’으로도 불린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혈액암 환자를 위한 조혈모세포이식 치료를 지속하면서 지난해 12월 1만 례 이식에 성공해 더욱 의미가 크다.

혈액병원은 2021년 전국 전체 조혈모세포이식의 18.2%를 시행했다. 자가이식에 비해 난이도가 높은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건수는 작년 12월 말 기준 누적 7433건을 기록해 전체 이식의 74.2%를 차지한다. 2021년 기준 국내 빅5 병원의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건수 중 서울성모병원이 42.9%(431건)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압도적이다. 질환별 이식 건수를 살펴보면 급성골수성백혈병이 3315건으로 가장 많았고, △급성림프모구백혈병(1796건), 다발골수종(1286건) △재생불량빈혈(990건) △골수형성이상증후군(783건) △비호지킨림프종(765건) △만성골수성백혈병(472건) △골수증식종양(119건)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에는 혈액내과 25명, 감염내과 3명, 소아청소년과 7명 등 국내 최대 규모의 교수진 35명이 함께 참여한다. 질환별 7개 전문센터로 전문화되어 운영되면서 교수 1인이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 및 진료하는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다. 세심한 면역관리가 필요한 중증 혈액질환 환자를 위해 감염내과 교수 3인이 포함되어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호흡기내과·영상의학과·진단검사의학과 등과 긴밀한 다학제 협진 체제가 구축되어 있다.

지난해 3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함께 협약을 맺고 암세포만 골라서 공격하는 카티(CAR-T) 세포치료제 ‘킴리아’ 치료를 진행 중이다. 킴리아는 2회 이상 치료를 받은 후 재발불응성을 나타낸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BLBCL)과 25세 이하의 B세포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환자에게 시도할 수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대학기관 내에 세포치료를 위한 필수시설인 세포처리시설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관리 기준)를 구축하고 고품질 카티 세포치료제를 생산하기 위한 기반을 갖췄다. 카티는 암의 살상능력이 있는 T 면역세포를 키메릭수용체(CAR)로 불리는 단백질에 결합함으로써, 종양세포를 보다 강력하게 사멸시킬 수 있는 최신 세포치료다. 암세포만 선택적이고 강력하게 공격해 특히 난치성 혈액암 환자에게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김희제 혈액병원장은 “단일기관 1만 례 조혈모세포이식 달성은 국내 선진 이식의학 분야의 발전을 주도한 찬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미래지향적인 최첨단 의료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치유의 기쁨을 더욱 크게 전달하는 혈액질환 치료의 세계적인 메카로 거듭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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