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반도체 감산 없다" 선그은 삼성…적자전망에 궤도수정 힘 실리나

■삼성전자 8년만에 분기 영업익 5조 밑돌아

1분기 D램값 15% 하락 관측

시장선 "공급조절 동참할 것"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감산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실적 부진의 원인인 반도체(DS) 부문이 올해 1분기에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되면서 감산 및 설비투자 축소를 검토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증권사인 씨티증권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급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1분기 D램 반도체 가격이 지난 분기 대비 15%가량 하락하면서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근접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부진으로 인해 삼성전자가 메모리 부문의 투자를 축소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업계 내 최고의 원가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4·4분기 낸드 영업적자를 시작으로 올해 DS 부문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공급 조절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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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원가 경쟁력과 축적한 현금 자산 등을 기반으로 이번 ‘메모리 한파’ 시기를 다른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 활용할 심산이었다. 업계 2·3위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이 감산을 발표한 상황에서 오히려 생산능력을 높여 시장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시장의 불황 강도가 예상보다 더 강하고 DS 부문의 적자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이 같은 전략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확정 실적을 발표하는 시점에 이에 대한 입장을 공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전략이 바뀌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가 감산에 동참할 경우 시장 반등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올해 설비투자가 감소한다면 메모리반도체 점유율을 확장하겠다는 기존 전략은 다소 지연될 수 있겠지만 글로벌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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