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국내 증시는 박스권 흐름 속 개별 종목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 삼성전자(005930)를 시작으로 4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되는 가운데 코스피 예상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220~2350을 제시하며 경기침체를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는 2289.97에 마감하며 2290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주(2236.40) 대비로는 53.57포인트 상승했다. 연초 이후 2일과 3일 하락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반도체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데다가 예상보다 더 부진한 삼성전자 4분기 실적에 감산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삼성전자는 6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전년 대비 69% 줄어든 4조 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스닥은 688.94에 거래를 마치며 전 주 대비 9.65포인트 상승했다.
수급 주체 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 1726억 원을 매수한 가운데 기관과 개인은 각각 7303억 원, 5267억 원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2721억 원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98억 원, 1209억 원을 매도했다.
증권가는 다음 주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맴도는 가운데 개별 종목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220~2350을 제시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4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증시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다음 주 본격적인 4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4분기 코스피 실적 컨센서스는 최근 2주간 하향 조정 중”이라며 “평균적으로 4분기는 실적발표를 앞두고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되는 경우가 있지만 올해는 최근 5년 평균치보다 실적전망 하향이 더 가파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에 따르면 4분기 코스피 예상 영업이익은 39조 7000억 원으로 기존(41조 9000억 원) 대비 5.1% 악화했다. 순이익 역시 직전 추정치(28조 원) 대비 3.5% 악화한 27조 원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4분기는 일회성 비용 등으로 전망치를 밑도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실적 시즌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큰 시점이라는 점이 문제다. 투자가들은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각 기업들이 경기침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을지를 탐색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역시 우려 요인이다. 중국 내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소비가 위축된 후 2~3개월 후 경제지표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김 연구원은 분석했다.
개별 종목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좋은 기업을 선별하는 것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1월은 실적 발표, 연말·연초 정부의 산업정책 발표, 주요 기업들이 신년사에서 내놓는 성장 전략 등에 따라 개별 종목 차별화가 예상된다”며 “안정적 매출 증가를 보이면서도 지속적인 비용 감소를 보이는 기업, 그리고 투자 비중이 높으며 양호한 수준의 현금을 보유한 기업 등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디어·콘텐츠, 해외수주(방산·건설·원전) 등 정책 테마에 밀접한 분야에 관심을 둘 것을 추천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한편 중국 수혜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 신승진 수석연구위원은 “주가는 미래에 대한 기대로 움직이는 대표적인 선행지표로, 삼성전자가 부진한 4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오른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는 유효하나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중국 관련 종목들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추천 종목으로는 호텔신라(008770), 아모레G(002790), 강원랜드(035250)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