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매카시 美하원의장 "中 경쟁서 승리"…바이든 행정부도 정면겨냥

내주 중국 특위 입법, 지재권 절도 등 다뤄

바이든 정부 국경정책, 아프간 문제 등 조사

불안한 의장 입지, 연방정부 셧다운 리스크 ↑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AP연합뉴스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AP연합뉴스




천신만고 끝에 미국 하원 의사봉을 쥔 케빈 매카시 신임 하원의장이 중국과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 방침을 밝혔다. 그는 하원의장이 되면 중국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만을 방문하고 싶다고 밝히는 등 대중 강경 노선을 예고해 왔다.

15차례 계속된 재투표를 거쳐 7일(현지 시간) 새벽 118대 의회 하원의장으로 당선을 확정지은 그는 첫 연설을 통해 "미국의 오래된 문제인 채무와 중국 공산당의 부상을 해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중국에 넘어간 수십만 일자리를 다시 가져올 방법을 조사할 것이며 그렇게 우리는 중국과 경제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카시 의장이 언급한 중국 특별위원회는 내주 본격 가동될 하원 입법을 통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특위를 통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도 △코로나19 기원 △중국산 펜타닐의 유입 문제를 다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특위가 활동을 개시하면 미중 관계에 새로운 긴장이 조성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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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시 의장은 아울러 바이든 정부의 느슨한 ‘국경 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미군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 연방수사국(FBI)의 정치 ‘무기화’ 관련 조사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국경을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새 의회에서 개최하는 첫 청문회 중 하나도 미국 남부 국경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정부에 맞서는 하원의장으로서의 선명성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로써 미 의회는 3일 첫 전체회의를 열고 개원한 지 나흘 만에야 공백 상태를 끝내게 됐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새벽 15차 투표에서 216표를 얻어 최종 당선됐다. 미 의회에서 의장 선출을 위해 10차까지 투표까지 진행된 것은 1859년 이래 처음이다. 그나마 공화당 의원 6명이 아무도 뽑지 않고 '재석'(present)으로 투표를 보류하면서 선출에 필요한 표 수가 216표로 내려간 덕에 어렵사리 의회가 제 기능을 하게 됐다.

이번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 공화당이 극심한 내분을 고스란히 노출하며 매카시 의장의 안정적인 의장직 수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매카시 의장 역시 민주당과의 협상이 불가피하지만, 당내 강경파의 입김에 휘둘려 하원의 의사 결정 시스템이 마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원의장 해임 결의안 제출 기준을 ‘의원 1명’으로 완화하는 등 당내 강경파의 요구를 수용한 것은 매카시 신임 의장의 약점으로 지목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의회가 결정할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한 등 중차대한 이슈를 놓고 공화당 내 강경파가 또 다시 ‘몽니’를 부리며 글로벌 시장 전반에 리스크가 커질 우려도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의 기능 장애와, 강경파를 회유하기 위해 매카시가 체결한 거래가 미국 정부와 금융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들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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