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에 민간사업자로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 씨가 당시 언론사 인수를 시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이른바 ‘대장동팀’의 일원인 남욱 변호사에게 해당 언론사의 임원 자리를 제안하기도 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씨는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으로 재직하던 2017~2018년께 민영 뉴스통신사 A사의 인수를 추진하고 2019년에도 법조 관련 전문지인 B사 인수를 타진했다.
김 씨는 A사 인수에 필요한 금액으로 약 130억 원을 제안했으나 A사 측이 300억 원가량을 요구해 마음을 접었다고 주변에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후 B사 인수도 시도했지만 역시 약 300억 원대에 이르는 인수 대금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대장동팀 일원에 언론사 임원 자리를 제안하기도 했다. 천화동인 4호 소유자이자 변호사인 남 씨에게 “A사의 법무담당 부사장을 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김 씨가 2019년 대장동 개발 수익이 시작되면 사업 추진 과정과 배당금 규모 등과 관련해 향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보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 언론사 인수를 추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기사를 내보내거나 또 다른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언론사의 영향력을 이용하려고 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씨의 인수 시도와 관련된 질문에 A사 측은 “모르는 내용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B사는 김 씨가 접촉해왔다는 사실은 확인하면서 시기가 2019년이 아니라 2021년 중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당시 김 씨가 제3자를 통해 만나자는 의사를 전해온 적은 있지만 전혀 응하지 않았고 직접 통화하거나 만난 적도 없다”며 “그전에는 김 씨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김 씨가 은닉을 지시한 대장동 배당금 275억 원의 흐름을 추적하던 중 그가 언론인들과 돈 거래를 한 정황을 파악해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김 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지 23일 만인 6일 소환 조사를 재개했고 9일에도 그를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씨는 2019~2020년 중앙일간지 간부였던 C 씨와 9억 원, D 씨와 1억 원, E 씨와 9000만 원 등의 금전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