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투자의 창] 글로벌 경제 연착륙 가능할까

샤믹 다르 BNY멜런운용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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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잦아들고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기대를 아직 저버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이 기대 이상의 속도로 완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코어 인플레이션은 대부분의 주요 경제 지역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유휴 경제력이 추가적으로 증가할 확률이 높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과연 경제의 연착륙이 가능할지, 만약 아니라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지를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연착륙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둔화돼야 한다. 특히 주거 비용이나 코어 서비스와 같이 경직성을 띠는 물가의 상승세가 누그러져야 한다. 또한 미국 노동시장에서 임금 상승세가 둔화하면서도 실업률이 5% 이상으로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는 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 가계는 실질소득 감소 충격을 코로나19 시기 동안의 저축을 통해 완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 모든 진행 상황을 세심하게 관측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최종금리가 4.5~5.0% 범위 내에 오도록 해야 한다. 위 모든 조건들이 충족될 확률이 높아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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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일어나는 것이다. 중국은 부동산발 경기 둔화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에 따른 기대감이 시장에 자리 잡기 시작했지만 중국 내 수요는 여전히 저조하고 각종 지표들이 경기 침체를 가리키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은 에너지 위기로 인해 3%가량의 무역 손실을 경험했으며 코어 인플레이션은 미국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위협적인 수준이다. 즉 유럽에 다가오는 경기 침체, 중국의 경기 둔화와 미국의 인플레이션 완화 필요를 모두 고려하면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장 확률 높은 시나리오인 것으로 보인다.

희박한 확률이기는 하지만 파멸적 글로벌 경제위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국의 경우와 같이 고금리와 고레버리지가 결합될 경우 급작스러운 붕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연금펀드의 사례처럼 가장 취약한 레버리지는 공식적인 은행의 영역 밖에 있으며 붕괴가 어디서부터 시작될 것인지 미리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는 전 세계적 금융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이상의 시나리오를 종합해볼 때 주식시장이 아직 최저점에 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근시일 내에 경제가 침체 국면을 벗어날 수도 있지만 그 시점을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주식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안정적인 채권에 중심을 두고 방어적인 자세로 안전하게 접근하는 투자 방식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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