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한 때 끔찍하게도 싫어했던 맥북 터치 스크린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2025년에는 터치스크린형 맥북 프로를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1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은 2025년 맥 프로 제품군의 대규모 업데이트의 일환으로 터치 스크린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출시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출시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애플의 '터치 스크린' 혐오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애플은 터치 스크린은 노트북과는 어울리지 않으며 이를 추구한다면 아이패드가 더 나은 선택이라는 철학을 고수해왔다. 2010년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맥에 터치 스크린을 도입하는 것을 두고 "인체 공학적으로 끔찍한 결정"이라고 혹평한 바 있다. 또 이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트북 '서피스'시리즈에 터치스크린을 도입하는 것을 두고 "마치 토스터와 냉장고를 결합한 것과 같다"며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조롱했다. 애플의 디자인 철학임과 동시에 아이패드 판매를 위한 마케팅 철학이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의 이 같은 철학도 시대적 변화와 함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터치스크린을 도입하는 노트북 제품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 역시 터치 스크린이 있는 노트북을 선호하게 된 탓이다. 특히 최근 아이패드 제품의 판매량은 부진한 반면 맥 제품군 판매량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몰아주기'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애플 엔지니어들이 개발 중에 있는 첫 터치스크린 맥북 프로 형태는 표준 트랙패드와 키보드를 여전히 포함하는 형태다. 하지만 터치스크린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을 경우 아이패드와 같은 형태의 제품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애플 측은 이에 대해 공식 언급을 거부한 가운데 이날 애플 주가는 2%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