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아날로그' 경험 못한 Z세대 이해하려면

■GEN Z: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

로버타 카츠 외 3인 지음, 문학동네 펴냄





‘MZ세대'라는 용어를 통해 M세대와 Z세대가 함께 묶여 활용되기는 하지만, 엄연히 M세대와 Z세대는 구분되는 세대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모두를 경험해 봤던 M세대와 달리 Z세대는 순수한 ‘디지털 네이티브’다. 이들이 사회 전면에 등장하며 기성 세대는 혼란에 빠졌고, 서로가 서로의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며 세대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신간 ‘GEN Z’는 Z세대가 어떤 세대인지 인류학자·사회학자·언어학자·역사학자의 분석을 통해 상세히 알아본다. 이들은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세대다. 인터넷이 없는 세상을 겪어본 적이 없으며,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를 간접적으로 만나고 동일한 경험을 공유한 만큼 국경을 넘는 보편적인 특징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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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경험이 없는 것은 이들 윗 세대도 마찬가지였기에, Z세대는 그들 스스로 인터넷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을 익혔다. Z세대는 기성 세대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주체성 없고 무책임한 세대가 아니다. 이들은 이들 스스로 디지털 세계 속에서 생존해 왔다. 이들에게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분리된 세계가 아니다.

디지털 세계의 표현 방식은 그래서 기성 세대들에게 불편함을 유발한다. 이들의 언어 표현은 기성 세대로부터 내려온 것이 아니다. 기성 세대가 장문의 텍스트나 직접적인 발화를 통해 소통해 왔다면, 이들은 글자나 밈을 활용해 함의만을 전달하는 데 능숙하다. 이들은 마침표나 느낌표, 혹은 이모티콘 하나에도 다양한 함의를 담아 내기 때문에, 이러한 문법과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세대 간 단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민낯을 바라봐 온 Z세대는 그 무엇보다 진정성과 솔직함을 우선시한다. 예전 세대의 스타들이 신비 전략을 활용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그런 것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Z세대는 그들이 그들 스스로를 표현하는 데 익숙하듯이, 남들도 그러기를 바라며, 서로의 정체성을 존중해 주기를 원한다.

Z세대가 정치와 사회 변화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크나큰 오해다. 이들은 자신의 영역인 온라인부터 사회를 바꿔 나가려 하는 것일 뿐이다. 이들 역시 불평등과 폭력에 대해 인지를 하고 있다. 불평등과 폭력은 온라인 속에서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책은 “Z세대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역사 흐름을 좌우할 의지를 가진 사회의 능동적 일원”이라고 말한다. 1만 7500원.


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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