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올해 택시 요금 인상에 이어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기본요금 인상을 추진하면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통상 서울시의 인상 시기에 맞춰 기타 광역단체의 대중교통 요금이 조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민 부담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2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시는 택시 요금을 2월부터 기존 3800 원에서 480 0원으로 인상한다. 이어 도시철도와 시내버스도 4월부터 교통카드 기준 각각 1550 원과 1500 원으로 300 원씩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가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나서면서 수도권에 속한 경기도와 인천시의 요금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기도는 택시 요금을 3월 말~4월 초 1000 원 안팎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시내버스 요금 인상도 검토 중이다. 현재 경기도 시내버스 요금은 2019년 200 원 인상되면서 교통카드 기준 성인 1450 원으로 서울보다 250 원 비싸다. 하지만 서울시가 4월 말 요금을 올리면 서울 시내버스 요금은 1500 원으로 경기도보다 50원 더 높아 운수업계를 중심으로 요금 인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인천시도 구체적인 인상 금액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시내버스 요금을 서울시에 맞춰 1500 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천의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요금은 1250 원으로 2015년 이후 동결됐다. 택시 요금은 3월 중으로 1000 원 인상해 서울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춘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도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단순 요금 인상이 아니라 대중교통 서비스 질을 높이고 시민 부담을 줄일 혁신적인 방안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중교통 현업 종사자의 어려움과 누적 적자 해소를 어떻게 할지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해 첫날인 1월 1일부터 택시 기본요금을 3300 원에서 4000 원으로 인상한 울산시는 버스 요금 인상도 검토 중이다. 아직 인상 폭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현재 1250 원에서 1500 원 안팎으로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울산시는 2015년 1140 원이던 버스요금을 110 원 올린 뒤 8년째 요금을 동결했다.
대구시는 이달 16일부터 택시 요금을 3300 원에서 4000 원으로 700 원 인상한다. 이에 더해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요금 인상을 위한 연구용역에 조만간 착수할 계획이다. 용역 결과에 따라 올해 말이나 2024년 초에 요금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대전시도 현재 3300 원인 택시 기본요금을 올 상반기 중으로 인상한다는 계획 아래 앞서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를 검토 중이다.
광주시도 올 상반기 현재 3300 원인 택시 요금을 4000 원 안팎으로 올리는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누적 적자가 심화돼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광주시는 올해부터 공영주차장 주차요금을 1급지 기준 시간당 1400 원에서 2000 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울산시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대중교통 경영수지가 악화됐음에도 대부분 지자체가 수년째 요금을 동결해왔다”며 “지방의 경우 고령화에 따른 무임승차 비중도 높고 최근 인건비와 유류비까지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