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예산안 잉크도 안 말랐는데 또 ‘30조 지원 추경’ 추진하는 巨野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구상인 30조 원 규모의 ‘긴급 민생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어려운 경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즉시 국정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며 9개 긴급 민생 프로젝트를 정부에 제안했다. 이 대표는 프로젝트 소요 비용을 총 30조 원으로 추산하고 “국회의 예산 편성을 통해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 대표의 구상에 필요한 추경 예산 편성 논의를 이른 시일 내 정부 여당에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대표 제안의 대부분은 전월세보증금 이자 지원, 임대료 등 고정비 상환 감면, 물가 지원금 지급, 지역화폐 예산 증액 및 항구화 등 현금 지원 위주의 선심 정책들이다. 더욱이 638조 7276억 원 규모의 올해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20일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통상 추경 재원은 예상보다 더 걷힌 세금을 활용하는데 아직 연초여서 초과 세수에 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올해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정부의 주요 예산을 깎은 민주당이 추경을 거론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이 대표의 제안이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희석시키려는 국면전환용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의 현금 퍼주기식 선심 정책 남발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빚을 합친 국가 채무(D1)는 2017년 660조 2000억 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1069조 8000억 원으로 5년 사이 400조 원 넘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도 36%에서 49.7%로 치솟았다. 민주당과 이 대표는 나라 곳간을 부실하게 만든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데도 반성은커녕 방만 재정을 부추길 궁리에 몰두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더 이상 사탕 나눠 주기식 선심 정책으로 국민을 현혹하지 말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체제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1월 임시국회에서 ‘주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법안부터 처리하고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한 재정 준칙 법제화에도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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