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신차 10대 중 1대가 전기자동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불안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전체 신차 판매량이 줄어든 가운데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사상 처음 두 자릿수 점유율에 육박하는 성적을 냈다.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 시장 조사 업체 LMC오토모티브와 EV볼륨닷컴의 사전 집계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의 순수 전기차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68% 급증한 780만 대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전체 신차 판매량이 전년보다 1% 줄어든 806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기차의 비중은 9.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유럽에서 전기차의 인기가 높았다.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신차 중 19%가 전기차였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성장세를 이어감에 따라 기존 내연기관차 시대는 완전히 저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에서도 전기차 점유율은 11%에 달했다.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합산할 경우 유럽 내 전기차 비중은 20%를 웃돌았다. 중국이나 유럽에 비해 전기차 출시가 다소 더디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은 지난해 전기차 80만 7180대가 팔렸다. 점유율은 2021년 3.2%에서 지난해 5.8%로 확대됐다.
지난해 글로벌 신차 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경제위기 우려, 에너지 비용 상승 등의 여파로 부진했다. 세계 3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하나인 중국 판매가 4% 늘었지만 미국과 유럽의 판매가 각각 8%, 7% 급감하면서 전체적으로는 1% 감소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전체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전기차 판매를 늘렸다. 독일 BMW의 경우 지난해 자동차 판매 대수가 5% 감소한 반면 전기차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많이 팔았다.
다만 올해도 전기차의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WSJ는 “일부 국가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되거나 폐지되고 있어 전기차 판매 호조가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유럽 내 전기요금이 오르고 있다는 점도 전기차의 매력도를 떨어뜨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