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랑’ 김시우(28)가 이번엔 설 선물로 통 크게 우승 트로피를 준비한다.
김시우는 19일(이하 한국 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800만 달러)에 출전한다.
지난해 12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오지현과 결혼한 김시우는 16일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끝난 PGA 투어 소니 오픈에서 우승했다. 신혼여행 겸 아내와 하와이를 찾았는데 결혼 후 출전한 첫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최고의 ‘신혼 선물’을 건넸다.
이 대회에서 김시우는 드라이버 샷 평균 314야드의 장타와 올 시즌 평균(72.57%)을 훌쩍 뛰어넘는 그린 적중률(83.33%)을 뽐냈다. 특히 그린 공략을 할 때 얼마나 이득을 봤는지 나타내는 어프로치로 얻은 이득 타수(2.062타)는 출전 선수 중 1위에 올랐다. 통산 4승째를 올리며 상승세를 탄 김시우가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격전지가 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김시우에게 ‘약속의 땅’이다. 김시우는 2021년 이 대회에서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 패트릭 캔틀레이(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PGA 투어는 김시우를 “이 대회에서 우승한 지 2년밖에 안 됐다. 지난해에는 공동 11위에 올랐다”고 설명하며 이번 대회 우승 후보를 예측하는 파워 랭킹에서 6위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맞붙게 될 상대들도 워낙 쟁쟁하다. 세계 랭킹 2위 스코티 셰플러(미국), 4위 욘 람(스페인), 5위 캔틀레이, 6위 잰더 쇼플리, 7위 윌 잴러토리스(이상 미국)까지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 중 5명이 출전하다. 특히 파워 랭킹 1위에 오른 람은 PGA 투어 새해 첫 대회인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7타 차를 뒤집고 우승하는 등 기세가 무섭다. 또 캔틀레이와 잴러토리스는 각각 2021년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 2022년 니클라우스 토너먼트 코스에서 61타를 쳐 코스 레코드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계 랭킹 14위 김주형(21)과 19위 임성재(25)는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다. 김주형은 지난주 소니 오픈 파워 랭킹에서 1위에 오르며 기대를 모았지만 컷 탈락했고 임성재도 지난해 7월 스코티시 오픈 이후 6개월 만에 컷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에서 설욕에 나선다. 이외에 한국 선수로는 김성현(24), 안병훈(32), 이경훈(32), 강성훈(36)이 출전한다.
1960년 창설된 이 대회는 그동안 봅호프 클래식, 데저트 클래식 등으로 열리다 2020년부터 새로운 스폰서를 얻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대회로 명칭이 바뀌었다. 특이한 것은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파72)와 라킨타CC(파72), PGA 웨스트 니클라우스 토너먼트 코스(파72)에서 1~3라운드를 치르고 최종 라운드는 다시 스타디움 코스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또 156명의 프로 선수와 156명의 아마추어가 같이 대회를 치르는 프로암 형식의 대회라는 것도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