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이득은 1600만 원”이라고 반박했다. 나 전 의원은 건물 투기 의혹, 남편의 대법관 요구설을 시사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발언에 대해 분명히 책임지셔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 전 의원 측은 이날 서울 중구 신당동 빌딩 투기 의혹에 대한 해명 자료를 배포했다.
나 전 의원 측은 “중구 상가 건물 매매를 통해 얻은 이득은 1600만 원”이라며 “상가 건물 매입가는 54억 7500만 원, 매도가는 59억 5000만 원”이라고 밝혔다. 약 5억 원 가량의 차익이 남았지만 취·등록세, 양도세, 대출 중도 상환수수료,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제하면 순차익은 1600만 원 뿐이라는 설명이다.
나 전 의원 측은 “이게 무슨 투기 의혹이 있다는 것이냐”며 “문재인 정권이 제일 미워하던 나 전 의원에게 위법, 기타 문제가 있으면 그대로 두었겠냐”고 항변했다.
앞선 17일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서 나 전 의원을 겨냥해 “(장관 인사) 검증 과정에서 건물 투기 문제가 나왔다는데 사실인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그것부터 해명하는 게 우선순위가 아닌가”라고 의혹을 던졌다.
나 전 의원은 실명 공지를 통해 홍 시장의 18일 발언도 문제 삼았다. 18일 홍 시장은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夫唱婦隨)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며 “헛된 욕망을 향한 부창부수, 자중했으면 한다”고 저격했다. 홍 시장은 구체인 내용을 서술하지 않았지만, 남편인 김재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의 대법관 요구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나 전 의원은 공지를 통해 “홍 시장의 부창부수 발언은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라며 “가족까지 공격하는 무자비함에 상당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 시장께서는 그 발언에 대해 분명히 책임지셔야 할 것”이라고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나 전 의원은 이날에도 잠행을 이어갔다. 대통령실의 실명 비판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나 전 의원의 입지는 좁아지는 모양새다.
다만 출구가 불태워진 나 전 의원은 출마 도전을 이어가려는 기류가 감지된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라디오(KBS) 인터뷰에서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강력한 입장이 나오면서 굉장히 당혹스럽고 여러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숙고모드로 들어가 있다”며 “여러가지 얘기들이 나 전 의원 입장에서는 억울한 게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귀국일(21일) 이후에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