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호스피스 병원서 만난 어르신과의 마지막 22일

■인간적인 죽음을 위하여(유성이 지음, 멘토프레스 펴냄)





신간 ‘인간적인 죽음을 위하여’라는 책 제목만 보면 “안락사를 허용하라”는 주장처럼 보인다. 다만 실제 책의 주제는 이보다 더 진중하고 다방면적이다. 누구나 맞는 죽음에 대해 개인과 사회의 준비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책의 소재는 생명윤리학(죽음학)을 연구하고 위해 호스피스를 체험한 간병사의 기록이다.



저자는 죽음학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2007년 모친의 사망 이후 이의 연구에 뛰어들었단다. 2011년 아동 대상으로 ‘죽음과 삶을 생각’하는 생명교육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저자의 부친 은 모친보다 12년을 더 살다 돌아가셨다. 저자는 이들의 쓸쓸한 죽음을 지켜보며 노년의 말기 삶과 인간적 임종을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2020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이듬해부터 간병사로서 직접 체험한 한 것을 남긴 기록이 이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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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주된 내용은 2021년 호스피스병원(임종을 맞는 환자를 돌보는 병원)에서 만나 임종을 지킨 세 명의 어르신에 대한 내용이다. 특히 세 번째 88세 어르신과 함께 했던 22일간의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이 어르신은 ‘편안하게 죽고 싶다’며 죽음을 맞이할 준비된 마음으로 입원했으며 저자는 간병하면서 그의 행동, 생각, 감정 등 일거수일투족을 세세하게 보고 느낀 점을 기록했다.

책에는 임종을 맞이하는 어르신은 물론, 그 가족들의 움직임과 분위기, 그리고 병원 종사자들의 행동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간병인의 역할과 바람직한 자세에 대해서도 소감을 풀어놓는다. 결과적으로 책은 인간적인 죽음을 맞기 위해 개인 스스로가 자기 돌봄을 하며 현실적 준비도 해야겠지만, 국가 및 사회의 도움이 절대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으로 기독교도인 저자는 어르신의 돌봄을 위해 이웃과 공동체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한편으로 종교의 역할에 비중을 두고 있다. 앞서 죽음을 앞둔 부친에게 대세(사제를 대신해서 세례)를 하는 과정을 불교도인 큰언니가 지켜보고 공감을 표했다는 표현도 이채롭다.

추천사를 쓴 이명아 가톨릭의과대학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재무이사)는 “임종을 앞둔 말기 환자가 어떻게 편안하고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이 책은 호스피스 완화의료 시스템과 환경 구축에 귀한 자료로 쓰일 것”이라고 말한다. 1만3800원.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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