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본격적으로 악화되면서 SK하이닉스(000660)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까지 매 분기 1조 원 이상의 적자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005930) 역시 올 1분기부터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 위기를 겪으면서 연간 실적이 대폭 감소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1조 46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도 전년 동기(12조 3766억 원) 대비 32.5%나 적은 8조 3525억 원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2월 1일 SK하이닉스가 실제로 적자 성적표를 공개할 경우 이는 2012년 3분기(151억 원 영업손실) 이후 10년 만이다. SK하이닉스는 12일 전 임직원에게 하반기 성과급으로 최대치인 기본급 100%를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난해 4분기 적자 폭이 3분기 영업이익(1조 6556억 원)보다는 적음을 암시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영업이익이 흑자일 때 생산성격려금(PI)을 지급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증권가는 나아가 반도체 업종의 부진이 올해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매출액이 284조 2207억 원, 31조 9379억 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각각 5.8%, 29.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적자는 무려 4조 71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으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8.7% 적은 22조 2553억 원으로 예측했다. 업계에서는 비메모리 덕에 지난해 4분기 1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조차 올 1분기부터는 적자로 완전히 돌아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영업적자를 기록하면 이는 2009년 1분기(6700억 원) 이후 14년 만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 대신 생산 시설 정비 등을 통한 ‘기술적 감산’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