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獨, 확전 우려에 탱크 지원 고심…우크라 “국민들 죽는다”

전날 50여개국 UDCG 회의서 합의 실패

우크라 “엄청난 실망” 탱크 지원 거듭 촉구

지난 14일(현지 시간) 러시아군의 폭격을 당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시의 아파트. 로이터연합뉴스지난 14일(현지 시간) 러시아군의 폭격을 당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시의 아파트.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탱크 지원을 둘러싼 미국, 독일 등 서방국들간 합의가 불발되면서 우크라이나 측이 거듭 실망감을 드러냈다.

2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이날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서방 국가들을 향해 “러시아의 패배 외에는 전쟁을 끝낼 다른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결국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무기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며 “우유부단함으로 (탱크 지원이) 지연될수록 우크라이나인들의 죽음만 늘어난다. 더 빨리 생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드리 멜니크 외무차관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인에게는 엄청난 실망”이라고 실망감을 표현했다. 그는 최근 주력 전차인 챌린저2를 보내기로 한 영국의 결정을 언급하며 “다른 국가들에게도 방아쇠가 되길 바랐지만 불행하게도 아직 독일에는 그렇게 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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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미국, 독일 등 50여 개국 국방 당국자들은 독일 람슈타인 미 공군기지에서 ‘우크라이나 방위 연락 그룹(UDCG)’ 회의를 열고 독일 주력 전차인 레오파드2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레오파드2 탱크의 지원에 대한 참가국 간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모든 찬반 의견이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일하게 강조해야 하는 것은 바로 ‘시간’”이라며 “모든 절차가 최대한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세에 맞서는 데 레오파드2 탱크가 필요하다며 수차례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구소련 시절 제작된 노후한 전차만 보유한 상황에서 신형 주력 전차 T-90을 앞세운 러시아군에 반격을 가하려면 현대화된 전차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레오파드2를 100여대만 지원해도 전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폴란드, 핀란드 등 유럽의 몇몇 국가들은 레오파드2 지원을 약속한 상황이다. 레오파드2는 유럽 내 10곳이 넘는 국가에서 2000대 이상을 운용하고 있어 전용도 어렵지 않다. 문제는 제조국인 독일이다. 계약상 독일의 승인을 받아야 재수출이 가능하지만 독일이 이를 주저하고 있다.

외신들은 독일이 선뜻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드2를 보내지 못하는 배경에 반군국주의 전통과 확전에 대한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가디언은 “독일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두고 내부적으로 갈등을 겪어왔다”며 “일방적인 움직임 보다는 다자적인 접근을 선호하는 것이 현재 독일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근 영국이 주력 전차인 챌린저2 지원을 약속하며 독일을 향한 압박이 한층 거세지고 있지만 독일은 “미국이 먼저 주력 전차인 에이브럼스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라”며 미국으로 공을 넘기고 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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