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원료로 쓰이는 펄프 가격이 1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고공행진을 이어온 국제펄프 가격은 최근 4개월째 제자리 걸음을 지속하다가 이달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월간기준 가격이 1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원자재 가격 정보에 따르면 1월 말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의 가격은 톤당 970달러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5.83% 떨어졌다. 2018년 이후 4년여만에 톤당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해 8월(1030달러) 1000달러로 진입한 후 5개월 만에 900달러대로 내려 앉은 것이다. 지난해 7월(970달러) 가격과 같은 수치다.
국제 펄프 가격은 지난해 5월에 역대치인 2021년 6월(925달러) 수치를 경신 한 이후 6월(940달러), 7월(970달러), 8월(1010달러)까지 4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다 이후 보합세를 기록하며 12월까지 넉 달 연속 변동 없이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하지만 펄프 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675달러) 대비 43.7%나 높은 가격이다. 코로나 유행 초기였던 2020년 연평균(651달러) 가격과 비교해도 1월 펄프 가격은 49% 이상 뛰어오른 상황으로 319달러나 폭등한 수치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8월 이후 국제펄프 가격이 변동이 없어 상승세를 멈춰선 건 이라는 관측이 나왔다”며 “올해 들어 국제 펄프 가격 떨어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이달 들어 니켈·아연 등의 가격이 내리면서 국제 원자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일거란 전망에 커지고 있다”며 “펄프가격도 유사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확신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