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막바지에 올겨울 최강 한파가 예고됐다. 설 연휴인 23일 서울 전역에는 한파경보가 발효됐다. 한파경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이틀 이상 영하 15도를 밑돌거나 급격히 기온이 떨어져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에는 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갑작스러운 추위가 찾아 올 때에는 신체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 한랭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일반 성인보다 체온 유지가 취약한 어르신과 어린이는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보온에 철처히 대비해야 한다.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 질환자도 급격한 온도 변화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하는 고위험군이다.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한랭질환 대처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 외출할 땐 목도리·모자 필수술은 자제해야
기온이 많이 떨어진 날에는 가급적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외출해야 한다면 내복이나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도록 하자. 목도리, 모자, 장갑, 마스크를 착용하면 체온 손실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건설노동자나 환경미화원, 배달서비스 종사자 등 야외활동이 많은 근로자는 보온에 철저하게 신경쓰는 것이 좋다. 작업 중 또는 전후 스트레칭 등을 통해 사고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 하도록 하자.
외출 후에는 따뜻한 물에 20~30분 반신욕을 하거나 15분 정도 족욕을 하면서 체온을 높이는 게 좋다. 따뜻한 물이나 생강차·대추차·계피차 등 체온을 높여주는 차를 자주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술은 피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몸이 따뜻해 진다고 여겨질 수 있으나 신체에 열이 올랐다가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추위에 대한 판단력이 흐려져 자칫 추위를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한파 시에는 과음을 피하고 절주해야 한다.
◇ 손·발이 꽁꽁…동상 의심될 땐 "비비거나 주무르면 안 돼"
대표적인 한랭질환은 동상이다. 신체 일부가 영하 2~10도 정도의 심한 추위에 노출되면 피부와 그 밑의 조직이 얼어 혈액 공급이 되지 않으면서 세포막이 파괴된다. 이를 '동상'이라고 한다. 동상 초기 단계에는 차가운 피부, 따끔거림, 무감각, 염증, 변색이 일어난다. 따뜻한 실내에 들어가면 가렵고 차가운 느낌이 들 수 있다. 악화되면 피부가 딱딱해지고 밀랍처럼 보이고 더 진행되면 피부, 근육, 뼈 등을 영구손상시킨다.
손가락, 발가락은 동상이 잘 발생하는 부위 중 하나다. 그 밖에 귀나 코, 볼 등에도 자주 발생한다. 손발이 꽁꽁 얼었을 땐 비비거나 주무르기 쉽다. 하지만 이미 동상이 발생했다면 환부를 비비거나 마사지하는 등의 행위가 조직 손상을 악화실 수 있으므로 절대 금물이다. 동상이 의심될 때는 주무르거나 비비지 말고 40도 정도 따뜻한 물에 약 30분 간 담근 후 병원에 방문하도록 하자. 병원으로 옮길 때는 두꺼운 옷이나 담요로 환부를 감싼 후 이동하는 게 좋다. 따뜻한 물에 동상 의심 부위를 담글 땐 세숫대야나 세면기 등의 딱딱한 바닥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단, 43도 이상의 뜨거운 물은 오히려 화상을 입힐 수 있다.
◇빙판길 낙상주의보…주머니에서 손 빼고 보폭 줄여야
눈·비가 오고나면 도로가 얼어붙어 미끄러질 위험이 크다. 낙상 사고는 노년기 사망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근력과 균형감각이 떨어진 노인은 빙판길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낙상 사고를 예방하려면 최대한 보폭을 줄여서 걷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아야 한다. 장갑을 챙겨 다니면서 실외에서 착용하면 손이 시려 주머니에 넣고 걷다가 벌어지는 낙상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미끄러짐이 적은 신발을 신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올 겨울 한파가 이어지면서 한랭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은 벌써 지난 겨울 전체 수준을 넘어섰다. 질병관리청의 '2022~2023 절기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감시체계가 가동된 작년 12월 1일 이후 지난 20일까지 한랭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사람은 251명으로 작년 동기(188명)보다 33.5% 늘었다. 이번 절기 한랭질환으로 10명이 사망했는데, 모두 저체온증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