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MS '챗GPT 개발' 오픈AI에 12兆 투자

'애저' 서비스서 챗GPT 제공 등

AI·클라우드 강화 파트너십 체결

"1위 AWS와의 간격 좁힐 것"

/사진 제공=마이크로소프트/사진 제공=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실리콘밸리의 총아’로 떠오른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12조 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한다.



23일(현지 시간)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MS와 오픈AI는 최첨단 인공지능(AI) 연구를 고도화하고 새로운 기술 플랫폼으로서 AI를 대중화하기 위한 공동의 야심을 공유했다"며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MS는 오픈AI에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를 독점 공급하는 한편 챗GPT 등 오픈AI의 핵심 서비스를 애저에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투자 규모는 수년간 100억 달러(약 12조 3000억 원)에 달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MS의 오픈AI 투자는 지금까지 회사가 단행한 것 중 최대액"이라고 평가했다. 인수합병(M&A)까지 포함해도 네 번째로 큰 규모의 지출이다. 오픈AI는 2015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피터 틸 클래리엄캐피털 사장, 리드 호프먼 링크드인 회장, 샘 올트먼 와이콤비네이터 사장(현 오픈AI CEO) 등이 인류에게 도움이 될 ‘디지털 지능’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설립한 비영리 회사로 올해 매출 2억 달러를 목표로 삼고 있다.

MS가 12조 원 넘는 돈을 쓰며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AI 경쟁력 강화와 클라우드 서비스 확장을 위해서다. 문서나 영상을 자동 생성하는 첨단 기술이 AI 경쟁의 주축으로 부각되는 가운데 생성형·대화형 AI 영역에서 구글·애플 등에 밀리고 있는 MS가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앞서 나델라 CEO는 지난해 내부적으로 음성인식 등의 역량이 경쟁사에 못 미친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챗GPT 서비스가 업계에서 호평받는 만큼 이를 선점하겠다는 노림수도 작용했다. 챗GPT는 사람과 상당히 비슷한 글을 쓸 수 있는 획기적 성능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사용자도 출시 약 두 달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를 통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 또한 이용자층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아누라그 라나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1위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간격을 좁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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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답변 갈무리/챗GPT 답변 갈무리


블룸버그는 "검색 분야에서 구글의 영향력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자 나델라 CEO가 오픈AI와의 관계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구글 검색엔진은 사용자가 문자로 검색어를 입력한 후 나오는 문서 등을 스스로 클릭해 선택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챗GPT는 사용자의 질문에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사용자는 원하는 답변을 얻을 때까지 계속 검색엔진과 질의응답을 할 수 있다. 다만 챗GPT 응답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은 오픈AI 측도 인정하는 단점이며 개선해야 할 사안이다.

MS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에 긴 시간 공을 들여왔다. 2019년 10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추가로 20억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픈AI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인 스타트업펀드의 주요 투자가로도 참여하고 있다. 오픈AI 입장에서도 MS와의 파트너십은 안정적인 자금력과 클라우드인프라 확보 차원에서 얻을 게 많다. 챗GPT의 성능을 고도화하는 데는 자금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투자 소식은 MS가 경기 둔화에 따른 소프트웨어 수요 위축을 이유로 1만 명의 직원 해고 계획을 발표한 지 1주일도 채 되지 않은 가운데 나왔다. 당시 MS는 핵심 영역에는 투자하고 고용을 늘릴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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