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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주 명가' BNK·NH, 횡보장서 빛났다

◆ 자산운용사 6개월 수익률 현황

BNK 1.86%·트러스톤 1.69% 등

주식형 펀드 시장서 수익률 상위권

저평가주·안정 성장주 중심 투자

고금리에 상대적 우위 당분간 계속


국내 일반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가치주 투자 명가’로 불리는 자산운용사들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롤러코스터를 탄 듯 횡보했던 지난 6개월간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며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금리 상승으로 성장주 거품이 꺼지고 현금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가치주 펀드가 다시 귀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긴축 강도가 약화했지만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있어 가치주의 상대적인 우위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기준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자산운용사는 수익률 1.86%를 기록한 BNK자산운용이었다. 벤치마크인 코스피지수보다 수익률이 2.8%포인트 더 높았다. 2위는 NH아문디자산운용으로 1.76%를 기록했고 타임폴리오자산운용(1.74%), 트러스톤운용(1.69%), 신영운용(1.56%)이 뒤를 이었다. BNK자산운용과 트러스톤운용·신영운용은 ‘가치주 하우스’라는 공통점이 있다. 가치주 펀드는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펀드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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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자산운용은 가치 투자 운용 철학을 바탕으로 산업별 저평가 가치주와 안정 성장주 중심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펼친 게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 주식형 펀드인 ‘BNK튼튼코리아증권투자신탁1(주식)’은 저평가된 종목을 중심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은 2.36%다.

주주 활동으로 이름을 알린 트러스톤자산운용은 ‘ESG레벨업 펀드’의 성과를 바탕으로 수익률 상위권을 놓지 않고 있다. 6개월 수익률은 6.07%로 운용 규모 100억 원 이상 펀드 중 가장 성과가 좋았다. 이 펀드는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가치주 펀드와 비슷할 수 있지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개선이 기업가치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분에 중점을 두고 해당 종목을 발굴해 투자한다. 기업의 ESG 개선 노력이 부족하면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 특징이다. 국내 가치 투자 1세대로 꼽히는 허남권 대표가 있는 신영자산운용은 ‘신영마라톤’ ‘신영밸류고배당’ 등 히트 상품들이 변동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기간을 최근 3개월로 좁혔을 때는 ‘액티브 펀드 명가’라는 평가를 받는 신한자산운용이 수익률 3.32%로 1위에 올랐다. 신한자산운용의 얼리버드 펀드는 고수익을 달성하면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5.14%로 벤치마크 초과율은 3.7%포인트에 달한다.이 펀드는 저평가 기업들에 대한 선별적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 선제적 투자를 운용 전략으로 삼는다.

가치주를 중심으로 한 펀드들이 좋은 성과를 낸 것은 횡보장이 펼쳐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종목 간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질 때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저평가 가치주에 우호적인 거시 환경이 계속되는 점도 한몫한다.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는 환경에서는 금리 인하가 어려운 만큼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투자 매력이 높은 상황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긴축 강도는 약화됐으나 금리 인상은 지속되고 있어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상대적 우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최하위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다올자산운용과 에셋플러스운용 등이었다. 두 회사는 성장주를 중심으로 한 상품들이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다올자산운용의 ‘다올KTBVIP스타셀렉션증권자투자신탁’과 ‘다올KTBVIP밸류퇴직연금증권자투자신탁’의 6개월 수익률은 각각 -10.06%, -10.15%를 기록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간판 펀드인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가 -7%대의 손실을 내며 부진했던 것이 뼈아팠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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