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의 50% 이상이 거주하는 아파트 내 입주민에게 호텔급 컨시어지(concierge) 서비스를 제공해 삶의 질을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24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만난 박문근(사진) 프런트9 대표는 아파트 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아파트 단지별 특성에 맞게 F&B(Foodservice·식음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런트나인(Front9)은 아파트 커뮤니티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한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컨시어지 서비스는 특급·일급호텔에서 투숙객에게 제공하는 종합 편의 서비스다.
2020년 창업해 3년 여 만에 강남의 대표 아파트단지인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와 ‘반포리체’, ‘반포리클라스’ 등을 포함해 경기도 과천과 용인, 위례신도시 20여곳의 아파트에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최근에는 입소문이 나면서 국내 굴지의 대형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신규 단지와 재건축 아파트 내에 컨시어지 서비스 제공해 달라는 계약 의뢰가 이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아파트 조식서비스 시장에 스타트업을 비롯해 신세계푸드와 아워홈 등 대기업들이 뛰어 들기 시작했다”며 “대형 건설사들도 입주 초기 컨시어지 서비스 제공 여부가 고급아파트 척도로 부상하면서 컨시어지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했다.
프런트9은 소비자의 선호도와 구매 패턴을 분석해 이를 반영한 특화된 9가지 구독형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반찬세트를 비롯해 샐러드, 베이커리, 간편 조식, 홈 케이터링, 와인 등 기호식품, 다양한 밀키트 배달서비스다. 높은 품질과 맛이 보장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평가가 많아지면서 매출도 덩달아 늘어났다. 창업 2년여 만인 지난해에는 매출이 20억 원을 넘어섰다. 9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유치도 이끌어냈다. 중기부가 운영하는 유망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2년간 5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 비용도 지원 받게 됐다. 박 대표는 올 상반기는 더 큰 희소식이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국내 최대 아파트 커뮤니티 서비스업체인 라온스포츠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며 “상반기 중에 두 회사가 합치면 회사 덩치가 3배 이상 확대되면서 올 연말이면 매출도 150억 원을 넘길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성공은 2차례 시행착오에서 쌓은 경험 덕분이라고 박 대표는 소개했다. 2000년 초반 창업을 통해 삼성전자와 KT 협력사로 납품은 물론 제품판매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경기가 좋지 못해 결국에 손을 들고 말았다. 이후 배달서비스 플랫폼 업체를 만들어 재창업에 나섰지만 의욕만 앞섰고 이 또한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에 매각하는 시련을 겪었다. 박 대표는“두 차례의 창업과 매각이라는 경험을 맛보았지만 이 과정에서 현재 회사를 창업하기 위한 일정 자본금과 노하우를 쌓게 된 것으로 충분히 만족한다”면서 “3년 내에 매출 목표 300억원을 달성과 시설 확대를 위한 투자금유치 통해 회사 재무구조를 탄탄히 만들어 2025년에는 코스닥 상장도 추진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