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탱크 받는 우크라, 이제 전투기 원한다…"못 얻을 무기 없다"

우크라 국방장관 고문 "전투기 이점 엄청날 것"

젤렌스키는 장거리 미사일과 항공기 지원 요청

록히드마틴 "F-16 생산 늘릴 것…유럽 논의 있어"

미·독은 확전 우려에 전투기 지원에 선 그어

미 육군 M1 에이브럼스 탱크. 로이터연합뉴스미 육군 M1 에이브럼스 탱크.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독일이 장고 끝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탱크 지원을 결정하자 우크라이나가 전투기도 보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유럽 국가들에서는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재수출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어 제조사인 록히드마틴도 생산량을 늘릴 태세다. 하지만 F-16 제조국인 미국이 재수출 승인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전투기를 손에 넣게 될 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의 고문을 맡고 있는 유리 샤크는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넘어야 하는) 다음 관문은 전투기 확보가 될 것"이라며 "만약 우리가 그것(서방의 전투기)을 손에 넣으면 전장에서 얻게 될 이점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것은 F-16 전투기를 포함한 4세대 전투기"라며 "서방은 우리에게 중포를 주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줬고 하이마스(HIMARS) 시스템, 탱크도 주지 않으려다 줬다. 이제 핵무기 말고 우리가 얻지 못할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한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한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 31대의 M1 에이브럼스 탱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PA연합뉴스



이 발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같은 날 텔레그램 동영상 연설에서 추가 군사 지원을 호소한 것과 궤를 함께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공급도 가능해져야 한다"며 "항공기 지원도 확보해야 한다. 이건 꿈이고 임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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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510 전투비행대 소속 파일럿이 2015년 3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아마리 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 비행을 마친 후 하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미 공군 510 전투비행대 소속 파일럿이 2015년 3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아마리 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 비행을 마친 후 하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우크라이나 공군은 30여 년 전에 제작된 소련제 전투기로 임무에 임하고 있다. 성능이 떨어지는 탓에 폴란드는 지난해 2월 미국의 F-16을 폴란드에 보충하는 것을 전제로 자국 보유 미그(MiG)-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해 3월 확전을 부추길 수 있다며 이를 반려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이 탱크 보급까지 이르며 유럽 내에서 전투기 지원 목소리도 점차 힘을 받는 양상이다. 보프커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지난 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는 "금기가 없다"며 "(네덜란드가 보유한 F-16을 보내달라는 요청에) 열린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랭크 세인트 존 록히드마틴 최고운영책임자(COO)도 파이낸셜타임스(FT)에 "F-16의 '제 3자 이전'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3자 이전을 선택한 국가들의 F-16 보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F-16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가운데) 독일 총리가 지난해 10월 니더작센주 오스텐홀츠에서 군인들에게 ‘레오파드 2' 전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올라프 숄츠(가운데) 독일 총리가 지난해 10월 니더작센주 오스텐홀츠에서 군인들에게 ‘레오파드 2' 전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F-16 제조국인 미국과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반대가 걸림돌이다. 현재 유럽에서는 네덜란드·폴란드·노르웨이·루마니아 등 7개국이 F-16를 운용하고 있는데 이를 우크라이나로 재수출하려면 제조국인 미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한 미국 국방부 관리는 FT에 "동맹들과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대해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F-16와 관련해 발표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동맹의 거센 비판 끝에 레오파드2 탱크 지원을 결정한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도 "나는 전투기를 보내지 않겠다는 뜻을 예전부터 분명히 했다"며 "(독일은 F-16을 보내지 않겠다는 것을) 다시금 말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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