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장밋빛·먹구름' 전망 빗겨간 증권가






증시에서 개미들의 곡소리로 가득했던 2022년이 지나가고 새해를 맞았다. 연초 코스피는 예상 외(?)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를 2230 선에서 마쳤던 지수는 이달 26일 종가 기준 2468.65를 기록하며 10%가 넘는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나 지난해 증권가 전망에 귀 기울였던 이들에게는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연말까지만 해도 증권가에서는 올해 상반기 증시 고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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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거의 한목소리로 외쳤던 올 한 해 ‘상저하고(上底下高)’의 증시 전망을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크게 엇나간 전망에 대해 반성문까지 썼던 증권가이기에 새해 출발부터 비껴간 전망에 투자자들의 불신은 더욱 쌓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주요 증권사들은 올 1분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글로벌 경기 침체, 국내 수출 부진 및 기업 실적 쇼크 등을 이유로 들며 연간 코스피 저점으로 1900~2200 선을 제시했다.

악재들이 여전히 건재한 상황에서 증시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다가 하반기에 더 나아질 경우 증권가의 전망은 새해 약세 출발 전망에 이어 또 한 차례 비껴가게 된다. 비관론의 근거였던 물가와 중앙은행의 긴축 종료 불확실성은 해소되는 분위기다. 이에 더해 지난해 국내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킹달러’ 현상의 약화로 떠나갔던 외국인들이 대거 돌아오고 있는 점도 긍정적 신호를 더하고 있다. 1월 들어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6조 원 규모 가까이 순매수하며 개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물량을 받아내고 있다.

세상에 대한 전지적 시점을 갖춘 신이 아닌 이상 전망이 항상 맞을 수는 없다. 그러나 재작년에 이어 지난해, 그리고 올해까지 항상 틀리기만 한다면 증시 전망의 존재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증권가 반성문의 말마따나 지난해 전망 실패의 경험을 되돌아보며 ‘틀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더 진지한 진단과 고찰이 필요한 때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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