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경기 둔화 속에서도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반기 글로벌 가전 시장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영업이익만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LG전자는 27일 지난해 연간 실적을 공개하면서 매출액이 83조 4673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매출액이 8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2021년보다 12.9% 더 늘어난 수준이기도 하다. 복합 위기가 확산한 4분기에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LG전자는 특히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TV를 맡은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등 모든 사업부가 연간 흑자를 기록한 점을 강조했다. 2013년부터 미래 먹거리를 키우는 전장(VS)사업본부도 지난해 2~4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거두며 9년 만에 처음 연간 흑자 기조로 돌아섰다. 전장 사업 매출 비중도 처음으로 전체의 10%를 넘어섰다. LG전자는 이에 대한 격려 차원에서 VS사업본부 임직원들에게 550%에 해당하는 경영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견고한 기초체력을 기반으로 실적이 성장했다”며 “H&A사업본부와 VS사업본부가 나란히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LG전자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 소비 둔화 악재를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다.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021년보다 12.5% 감소한 3조 5510억 원에 그쳤다. 가전·TV 등 주력 제품들이 동반 판매 부진에 빠지며 4분기 영업이익(693억 원)이 전년 대비 90.7%나 줄어든 여파가 컸다. LG전자는 올해의 경우 새 기능을 소비자가 직접 업그레이드하는 ‘업(UP)가전’을 확대하고 TV 플랫폼 기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TV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쳐 고부가가치 정보기술(IT) 제품군을 강화하겠다는 복안도 내비쳤다.
한편 전방 산업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LG디스플레이(034220)는 지난해 영업적자만 2조 850억 원을 본 것으로 잠정 집계했고 이날 공시했다. 매출액도 26조 15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47% 감소했다. 김성현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선제적 재고 축소와 대형 사업 운영 합리화가 향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고강도 비용 감축 활동을 지속해 분기별 손익 흐름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