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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팔고 곱버스에 우르르…'상저하고' 말 믿다 발등찍힌 개미들

◆예상밖 증시 선전에 투자자 혼란

코스피 7조 팔고 채권 5조 담아

상승랠리에도 연이은 하락 베팅

7300억 산 곱버스 수익률 -20%

반등세 지속땐 손실 커질 우려

"내달 FOMC 마지막 저점될수도"


1월 코스피 상승 랠리에도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대신 채권을 쓸어담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손실률이 불어나고 있음에도 지수 수익률을 2배로 역추종하는 일명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7300억 원 규모 사들이며 하락 베팅에 나서는 모습이다. 여기에는 새해 증시가 ‘상저하고(上低下高)’ 양상을 보일 것이라던 증권가의 전망 역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미, 1월 주식 7조 팔고 채권 5조 사들였다=새해 들어 코스피가 11% 넘는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반대로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이달(1월 2~27일) 개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7조 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최근 들어 매도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개인들은 최근 5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기록하고 있다. 설 연휴 이후인 25일 7903억 원을 판 데 이어 26일과 27일에는 각각 1조 523억 원, 1조 1848억 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채권 투자에는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26일까지 삼성·미래에셋·한국·KB·NH 등 5대 증권사의 개인 리테일 창구를 통한 채권 판매액 총합은 5조 12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리테일 채권 판매액(3조 243억 원)의 1.7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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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2~27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들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2조 464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2401억 원)의 10배 수준이다. 채권 유형 가운데서는 금융사 채권인 기타 금융채(1조 141억 원), 회사채(6903억 원)의 순매수세가 가장 활발했다.

◇상승랠리에도 하락베팅 꾸준…곱버스 ETF 7300억 원어치 순매수=개인들의 증시 이탈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수하락에 두 배로 베팅하는 곱버스 상품에는 날로 매수가 들어오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미래에셋·KB·한화·키움 등 5개 운용사의 코스피200 인버스2X ETF 상품을 총 733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가장 많이 사들인 것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규모는 총 7131억 원이다. ‘TIGER 200선물인버스2X’ 역시 121억 원 사들였다. 이어 ‘KBSTAR 200선물인버스2X’(31억 원), ‘ARIRANG 200선물인버스2X’(26억 원), ‘KOSEF 200선물인버스’(21억 원) 역시 순유입을 기록했다.

주가가 떨어질 줄 알고 곱버스를 사들였던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말 2236.40에서 이달 27일 2484.02로 250포인트 가까이 오르고, 코스피200선물 지수 역시 같은 기간 12.26% 뛰면서 곱버스 상품들의 손실율은 2배로 커졌기 때문이다. 운용사 5사의 코스피200 인버스2X ETF들의 수익률은 -19~-20%선을 기록하고 있다.

◇"상저하고라고 했는데" 울상…증권가 “2월 박스권 돌파는 힘들다”=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추가 하락을 겪고 하반기부터 추세 반등에 나설 것이란 전망과 달리 지수가 1월부터 상승 랠리를 펼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연초 증시가 첫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둔 경계심리, 경기침체 우려 등에 약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이에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채권·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증시 약세를 노려 곱버스 상품 투자로 수익률 추구에 나섰지만, 예상 밖의 증시 선전으로 투자 전략에 변수가 생긴 것이다.

코스피가 현재 수준에서 변동성을 크게 늘리지 않고 반등 추세를 이어갈 경우 곱버스 상품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지난해와 비교해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늘어나고 있는 한편 일각에선 금리 인상폭 완화 기대감이 소멸하는 2월 저점 타이밍이 또 한번 올 수 있다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2월 FOMC 이후 되돌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단 지적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가장 중요한 의사 결정은 박스권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인데 2월 박스권 돌파는 불분명하다”며 “2월 증시가 조정을 받는다면 올해 마지막 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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