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바이오 산업 육성을 국정 과제에 포함하며 육성 의지를 드러냈지만 관련 예산은 대폭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금리 인상 등 자본 시장 위축 속에 제약·바이오 산업 지원 예산이 축소되자 크게 실망하는 분위기다.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을 중심으로 한 ‘블록 버스터 신약 창출 지원’ 예산이 지난해 대비 9억 원 감액된 411억 원으로 책정됐다. 이 예산은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블록 버스터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신약 개발 사업을 강조했음에도 관련 예산이 늘어나기 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총 1조 원의 자금을 모으기로 한 ‘K바이오 메가 펀드’ 예산도 삭감됐다. K바이오 메가 펀드는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된다. 당초 복지부는 올해 5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출자하고, 공공기관과 민간자금을 합해 5000억 원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500억 원의 예산은 100억 원으로 축소됐고, 복지부는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1조 원 규모의 펀드 결성 시기는 3년 가량 후가 될 수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재 육성을 위해 제약·바이오 특성화 대학원을 추가 지정하려고 했지만 관련 예산을 추가로 확보조차 못했다. 현재 제약·바이오 특성화 대학원은 연세대·성균관대·동국대 등 3개 대학이 운영 중이다. 복지부는 5년 내에 특성화 대학원을 2배인 6개로 늘리려 했지만 브레이크가 걸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예산 축소는 시장에서 부정적인 신호로 읽힐 수 있다”며 "한국 같은 바이오 후발 주자들은 현재 같은 위기 상황에서 공공의 지원이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