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컨셉과 구조로 화제가 된 이른바 ‘공사장 카페’가 한때 영업을 중단했다가 지난달 31일 재개했다. 일부 매체들은 해당 카페가 안전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시설을 자진 철거했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A카페는 공사 중인 건물 내부에 카페를 오픈해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화제를 모았다. 당초 다가구 주택이었던 이 건물은 카페 측이 향후 브랜드 쇼룸으로 운영하기 위해 매입했지만 1~2층의 벽지와 장판을 뜯어낸 상태에서 석 달 후 내부 공사가 본격 진행되기 전까지 한시적으로 카페로 운영했다.
다만 카페가 문을 열 당시 해당 건물은 쇠파이프 비계(높은 곳에서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임시로 설치한 가설물)와 파란 가림막까지 설치된 완전한 공사 현장의 모습을 하고 있어 안전과 위생 문제 등 우려의 시선이 이어졌다. 특히 건물 안쪽은 천장 바닥과 콘트리트가 그대로 노출돼 안팎이 공사 현장 그 자체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이에 서대문구는 지난 26일 보건위생과와 건축과를 중심으로 현장 점검에 나서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외부 비계와 1~2층 사이 내부 철제 간이 계단을 철거할 것을 권고했다. 카페는 지난 30일 영업을 중단, 비계를 철거했다.
카페가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자 일각에서는 카페가 내부 안전상의 문제로 문을 닫았다는 말이 나왔다.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었다. 일부 매체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경제 취재 결과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카페를 운영하는 오순석 대표(39)는 1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철거한 것은 아니다”라며 “취지에 맞는 것 같지 않아서 자진 철거를 결정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시민들이 온라인상으로 (카페를) 보고 민원을 넣은 것 같다”며 “안전상 문제 없는 구조물이었는데 민원이 많아서 구청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했다. 재미를 주려고 한 거지 부정적인 반응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대표는 “안에 투명 마감재로 발라 마감하고 물건들도 세척하고 배치해 철저히 꾸며진 형태다. 공사 중에 연 게 아니고, 공사장 컨셉의 카페를 만들었을 뿐이다”라며 안전상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구조상 문제가 없다는 구조검토서도 제출했다고 전했다. 오 대표가 공개한 구조검토서에는 “구조 안전성에 문제가 없음을 알려드린다”라고 명시돼 있다.
지난달 13일 서대문구청장으로부터 받은 영업신고증과 지난해 12월 대한환경보건연구소로부터 받은 석면조사보고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석면조사보고서에는 시민들의 우려와 달리 “석면검출이 되지 않았다”고 적혀 있었다.
계속되는 우려에 A카페 측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매일 카페 내부 공기질을 체크해 “공기질에 문제가 없다”고 알리고 있다고도 밝혔다.
실제로 카페는 31일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한편 오 대표는 앞으로도 카페가 있는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싶다며 “이 공간이 자유로운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디지털 공간처럼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등과 협업하는 방식을 생각 중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