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을 강조해온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고유가에 굴복해 알래스카 석유 시추 사업을 부활시킬 것으로 전망된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 내무부 산하 토지관리국(BLM)은 이날 석유 기업 코노코필립스가 추진하는 '윌로프로젝트'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프로젝트의 골자는 알래스카 국립석유보호구역(NPR) 내 유전을 개발해 60억 달러(약 7조 3000억 원) 규모의 석유·가스를 생산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신설 석유 시추장을 5개에서 3개로 줄이고 관련 기반시설 건축을 최소화하는 ‘대안’ 추진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코노코필립스는 보고서의 내용을 환영하며 대안을 수락하고 최종 승인 즉시 사업을 시작할 준비가 됐다는 성명을 냈다.
해당 프로젝트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기에 승인됐다가 2021년 초기 환경평가에 결함이 있다고 판단한 알래스카 지방법원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현지 야생동물에 대한 악영향과 기후위기 악화 등을 이유로 백지화될 뻔한 이 사업은 이날부로 재승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대선 당시 2050년 탈탄소 달성을 위해 미국 내 석유 및 가스 시추 중단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고유가 대처가 시급한 바이든 정부가 사실상 사업 추진을 확정했다는 것이 현지 언론들의 평가다. 코노코필립스가 추정한 NPR 내 석유 생산량은 약 6억 1400만 배럴로 현재 미 전략비축유(SPR)의 총재고량(약 3억 7200억 배럴)을 훌쩍 웃돌아 에너지 가격 압박을 해소할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
알래스카야생연맹 등 각종 환경단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윌로프로젝트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2억 5400만 톤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최종 승인 여부는 30일 내로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