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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의 메리츠…불황에도 증권·화재 나란히 '영업이익 1조 클럽' 등극

'증권' IB 철저한 리스크 관리 등

불황 뚫고 작년 실적 대폭 개선

업계 유일 '1조 클럽' 이름 올려

'화재'도 비용효율화 노력 힘입어

순이익 30% 뛰어올라 8683억





지난해 어려웠던 금융 환경 속에서도 메리츠그룹사들이 독보적인 실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은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兆) 클럽’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화재 역시 비용 효율화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2일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1조 92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5.1% 증가한 규모다. 메리츠증권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이익도 8281억 원으로 같은 기간 5.8% 늘어났다. 이로써 메리츠증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2017년부터 6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액 역시 57조 376억 원으로 한 해 동안 145% 수준의 외형 성장을 이뤘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불확실한 금융 환경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으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금리 상승에 대비한 선제적 포트폴리오 구축을 들었다. 기업공개(IPO) 시장 한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로 인한 기업금융(IB) 부진이 대부분의 증권사들에서는 실적 하락으로 이어진 반면 메리츠증권 수익성에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메리츠증권 금융 수지(별도 기준) 수익은 45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97.7% 늘어났다. 금융 수지는 기업대출에 따른 이자 수익, 해외 딜 투자 수익금 등을 포함한다. 메리츠증권 측은 “IB 부문에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양질의 투자로, 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에서는 채권금리 상승에 대비한 선제적 포지션 관리로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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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증권사들의 부실 뇌관으로 떠오른 부동산 PF 대출 관련 건전성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 대출 중 95% 이상이 선순위로 구성돼 있다. 담보인정비율(LTV) 역시 평균 50%로 부동산 가치 급락에도 선순위 대출을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다. 메리츠증권의 채무보증은 지난해 4분기 기준 4조 5000억 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4000억 원가량 감소했다. 부동산 PF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신규 딜에 대해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편 메리츠화재 또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이 전년 대비 30.9% 증가한 8683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조 1787억 원으로 29.4% 늘었다. 지난해 4분기만 따지면 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웃돈다. 매출도 10조 7193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6.9% 증가했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메리츠화재의 실적 개선은 수익성과 비용 효율화를 최우선에 뒀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는 보험료가 안정적으로 들어오고 손해율은 다른 보험 상품과 비교해 낮은 장기보험 상품에 집중했다. 메리츠화재는 이미 2017년부터 장기보험 중심으로 상품 판매 체제를 전환해왔다. 이 결과 지난해 3분기까지 메리츠화재의 전체 원수보험료 중 장기보험료 비중은 85.2%로 손해보험사 평균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높다.

비용 효율화도 주효했다. 업계에서는 대표적으로 사업가형 지점장제를 꼽는다. 보험영업지점장을 계약직으로 전환하고 고정된 연봉을 지급하는 대신 영업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제도로 도입 이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비용 효율화를 통해 양호한 성과를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보험 본질 이익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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