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다음 회의인 3월에도 긴축 속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3월 이후에는 금리 인상 ‘후속 경로’를 평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는데, 시장은 ECB가 금리 인상 ‘중단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일(현지 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2.5%에서 3%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번에도 금리 인상 속도를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유지한 것이다. ECB는 다음 회의가 열리는 3월에도 금리를 0.5%포인트 올려 긴축 속도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ECB가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는 “꾸준한 속도로 금리를 상당한 폭으로 인상하는 과정을 유지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3월 빅스텝 유지는) 변경의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물가 상승률이 9%를 웃돌아 목표치인 2%보다 훨씬 높은 만큼 이번 회의 이전부터 상당 기간 ‘매파’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ECB는 동시에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내비쳤다. ECB는 성명서에서 “(3월 이후) 다음 통화 정책의 ‘후속 경로’를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물가와 고용 등 지표를 주시하면서 금리를 계속 올릴지, 아니면 인상을 멈출 지를 판단하겠다는 의미다. 라가르드 총재도 “높은 에너지 비용이 경제 전반에 퍼지는 만큼 물가 인상 압박은 여전히 강하다”면서도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한 위험이 전보다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아비바의 스티브 라이더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ECB가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날 영국 중앙은행(BOE)도 금리를 기존보다 0.5%포인트 올린 4%로 인상하며 금리를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2021년 12월 시작해 금리를 10회 연속 인상한 것이기도 하다. 영란은행은 또 고물가가 여전히 심각한 만큼 이번 회의에서 추가 긴축 필요성이 논의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BOE는 금리 결정문에서 다음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낮추거나 동결하는 방안까지 모두 검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고 CNBC가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