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경제 부처, 복지부동 벗어나 수출 지원 ‘속도전’ 나서라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크게 흔들리자 관련 부처들이 여러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수출 지원 예산 상반기 집중, 역대 최대 규모인 360조 원의 무역금융 공급, 제조업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81조 원 지원 계획 등을 밝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장관급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신설해 격주로 업종별 수출·투자 여건을 점검하고 부처별 1급 간부를 수출·투자 책임관으로 지정해 책임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수출이 1년 전보다 16.6% 감소하고 무역수지 적자가 126억 9000만 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되자 뒤늦게 수출 지원책을 내놓은 셈이다. 반도체 시장 혹한기 등을 감안해 관련 부처들이 미리 특단의 수출 진흥책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다.



경제 부처는 ‘난방비 폭탄’에도 선제 대응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과 국내의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 연쇄 인상 등으로 겨울철 난방비 부담 급증을 예견하고 대비했어야 했는데 관련 부처는 저소득층 지원 방안과 에너지 절약 대책 등을 신속하게 내놓지 못했다. 여론이 들끓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시하고 나서야 경제 부처가 취약 계층 난방비 지원 대책 등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체적 경제 위기 상황인데도 여야 정치권과 기업·국민들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전면에 나서 설득하는 장관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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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은 3일 올해 우리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총생산(GDP)의 40%가량을 차지하는 수출이 4개월 연속 줄어든 가운데 지난달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산업 수출액은 1년 전 대비 44.5%나 급감했다. 이런데도 거대 야당은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 등을 위해 3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경제 부처 공직자들은 눈치를 보며 몸을 사리는 ‘복지부동(伏地不動)’에서 벗어나 더욱 긴장된 자세로 속도전을 펴야 한다. 실제로 기업에 도움이 되는 전방위 수출 지원 대책을 마련해 조속히 실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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